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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과잉 섭취 땐 자칫 생명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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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과잉 섭취 땐 자칫 생명 위협

입력
2018.06.04 23: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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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패혈증 사망하는 등 652건 이상 사례 나와

과다 복용하다간 자칫 패혈증, 심장내막염, 폐렴 노출

유전자 수준의 안전성 확보, 균주 정확한 확인 필요

장 건강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다가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장 건강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다가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에 유익하다는 ‘살아 있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50대 여성이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된 식품을 먹고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익균 증식ㆍ유해균 억제ㆍ배변활동 개선 등 기능성을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는 19종이다. 락토바실러스 11종, 비피더스(비피도박테리움) 4종, 락토코쿠스 1종, 엔테로코쿠스 2종, 스트렙토코쿠스 1종 등이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학계 일부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과잉 복용하다간 자칫 패혈증이나 심장내막염, 폐렴 등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주훈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식중독 예방-미생물의 바른 이해로부터’라는 제목으로 열린 제5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먹거리 안전을 위한 식품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이해와 활용’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장기 출혈이 있거나 천공(穿孔)이 생겼거나, 면역 체계가 약화된 사람이 프로바이오틱스를 과다 섭취하면 패혈증 등 생명을 위협할 감염질환을 앓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예컨대 LGG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이고, 국내 대부분 유업체도 LGG균 라이센스를 받아 기능성 식품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2006년 스웨덴의 50대 여성이 매일 다량의 LGG균 식품을 먹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제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부작용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국내에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센터’에 접수된 프로바이오틱스 이상사례는 652건이다. 설사나 변비, 복통과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국제적으로도 2004~2007년 네덜란드 프로바이오틱스 임상 연구에서 락토바실리우스 카세이균을 투여한 사람 가운데 24명이 사망했다.

이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모두 안전성 검증을 받기는 했지만 장내 출혈, 천공 등 면역력에 문제 있는 사람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명확한 감염 원인이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환자 역시 면역 체계가 약화된 상태였다고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5년간 식중독이 매년 평균 274건, 환자가 6,700여명이 발생하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원인의 49%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식중독균은 배양시간도 길지만 실험실 환경에서 배양하기 힘든 균주가 많아 전장 유전체 분석,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 유전자 수준의 분석을 통해 식품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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