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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명품 행정] “고행길 같던 파주-서울 출퇴근, 2층버스 앉아서 가니 하루가 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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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명품 행정] “고행길 같던 파주-서울 출퇴근, 2층버스 앉아서 가니 하루가 가뿐”

입력
2018.06.04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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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노선 117대 2층 버스 운행

입석 승객 비율 8%대로 떨어져

“2020년까지 광역버스 20% 대체”

경기도 2014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2층 광역버스가 입석률 개선이 효과를 내며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의 신교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안산지역을 운행중인 2층 버스. 경기도 제공
경기도 2014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2층 광역버스가 입석률 개선이 효과를 내며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의 신교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안산지역을 운행중인 2층 버스. 경기도 제공
서울역 등 서울 도심을 운행하고 있는 경기도 2층 광역버스. 경기도 제공
서울역 등 서울 도심을 운행하고 있는 경기도 2층 광역버스. 경기도 제공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어 세상 편해졌어요.”

경기 파주시에서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모(39)씨는 요즘 버스 안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 읽는 여유를 즐긴다. 1년6개월 전만해도 꿈도 못 꿨던 일이다. 그가 1시간가량 걸리는 출퇴근 버스 안에서 파김치가 되곤 했던 고통에서 벗어난 건 경기도의 2층 광역버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반 광역버스(41석)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좌석(72석) 덕분에 편하게 앉아 갈수 있게 된 것이다. 요금도 일반 광역버스와 같은 2,500원(카드 2,400원)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콩나물시루 같던 버스 안에 서서 짐짝처럼 떠밀려 다니며 곤혹을 치렀지만, 지금은 자리에 앉아 창 밖 풍경도 보며 갈수 있어 너무 좋다”고 웃었다.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2층 광역버스(직행좌석형)가 출퇴근 시간 대 고행길 같던 버스안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도는 2015년 10월 김포와 남양주에서 2층 광역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 대 최대 20%를 웃돌던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배치한 것이다. 경기지역 주요 도심과 서울 강남, 잠실, 서울역 등을 오가는 노선에 집중 투입했다.

도는 이후 각 시ㆍ군의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2층 버스를 매년 50대 이상 늘리고 있다. 도에 따르면 5월11일 현재 수원 25대, 고양 2대, 성남 3대, 용인 18대, 안산 8대, 화성 2대, 남양주 13대, 파주 10대, 김포 24대 등 12개 시, 35개 노선에 117대의 2층 버스가 운행 중이다.

도입 2년 만에 노선과 차량이 4배로 확대되면서 출퇴근 대안 교통수단으로 떠올랐다. 내년 초에는 16개 시ㆍ군에 12층 버스가 다닌다. 도는 최종적으로 2020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2,083대)의 약 20%(423대)를 2층 버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1대당 4억5,000만원이 드는 구매비용은 도, 시ㆍ군, 운수업체 등 3군데서 같은 비율로 나눠 내고 있다. 올해 투입될 90억원도 각각 30억원씩 낸다.

경기 고양에서 서울역 등을 오가는 2층 광역버스. 경기도 제공
경기 고양에서 서울역 등을 오가는 2층 광역버스. 경기도 제공

2층 버스 확대 이유는 무엇보다 입석률 감소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도가 올해 3월 분석한 2층 버스 노선의 입석율은 도입 전 평균 12.8%에서 도입 후 8.7%로 32% 감소했다. 지난해 3월 당시 운행 중이던 10개 2층 버스 노선의 입석률 역시 2015년 21.2%에서 2016년 10.3%, 2017년 5.7%로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들도 후한 점수를 줬다. 지난 4월 2층 버스 이용자 300여명 대상 만족도 조사 결과 77.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2년 전인 2015년(73.2%)에 비해 4.5% 포인트 상승했다. 이용자들은 주로 입석률을 줄이는 ‘전 구간 좌석제 운행(76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안전성(82점), 안전운행(79점), 주행속도(73점)에 대해서도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내 2층 버스 도입 당시의 우려감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USB포트, 휠체어 전용공간, 좌석별 독서등 등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스템도 평가가 좋았다.

일부 보완해야 할 점도 확인됐다. 이용자들은 ‘좌석 편의성’(57점)과 ‘좌석간격’(47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도는 올해 안에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아직 10%대로 도입률이 낮다 보니 동일 노선에 2층 버스와 일반 버스가 동시에 운행돼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는 일도 장기적으로는 풀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임성만 경기도 굿모닝버스추진단장은 “2층 버스가 더 이상 구경거리가 아닌 대중교통의 신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2층 버스 확대에 재정부담이 큰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저작권 한국일보] 2층 버스 김민호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2층 버스 김민호기자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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