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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베테랑의 품격, 지프 그랜드 체로키 써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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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베테랑의 품격, 지프 그랜드 체로키 써밋

입력
2018.06.0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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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자동차 판매 지표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의 지표를 보더라도 SUV의 성장은 정말 인상적인 수준이다. 이제는 SUV가 시장을 이끈다고 설명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프리미엄, 대형 SUV의 시장은 정말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엄 SUV의 시작을 알린, 지프 왜고니어(Wagoneer)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 계보를 이어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지프의 프리미엄 SUV, ‘그랜드 체로키’가 떠오른다.

신세대 SUV들이 뛰어다니고 있는 지금, 베테랑은 어떤 품격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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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데뷔한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그랜드’라는 접두사에 부족함이 없는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실제 4,825mm의 넉넉한 전장과 1,935mm의 넓은 전폭 그리고 1,765mm의 전고를 갖춰 2018년 최신 대형 SUV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자신감이 있다. 여기에 실내 공간을 위한 2,925mm의 긴 휠 베이스를 갖췄다. 참고로 그랜드 체로키의 공차중량은 2.5톤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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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다

2018년, 다시 만난 그랜드 체로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말 그대로 당당하고 묵직한 모습으로 운전자를 맞이한다. 곡선이나 유려한 실루엣을 강조하는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에 비한다면 분명 ‘연식이 느껴지는’ 모습이지만 굳건하고 당당한 그 모습이 마음에 든다. 다름과 그 속의 시간이 느껴지지만 헤드라이트를 비롯한 일부 요소들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센스까지 있으니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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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고유의 세븐 슬롯 프론트 그릴과 LED 램프를 더해 세련된 감성을 강조한 헤드라이트 유닛을 더하면서 전면 디자인은 지프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 헤드라이트가 조금 작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 워낙 견고하고 강인한 느낌이라 허술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측면 역시 이러한 디자인 추세는 그대로 이어진다. 높은 벨트 라인과 굵은 캐릭터 라인과 견고한 이미지를 강조한 도어 패널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탄탄하게 그어진 D필러와 사각형의 이미지를 강조한 휠 하우스는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한 차량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편 네 바퀴에는 265/50R 20 규격의 타이어가 신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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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은 화려한 실루엣보다는 강인하고 단단한 느낌이다. 화려한 기교를 택하지 않고 직선을 중심으로 한 레이아웃 덕분에 데뷔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아쉬움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여기에 깔끔하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해지며 지프만의 견고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후면 범퍼 및 듀얼 머플러 팁으로 역동성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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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의 감성이 느껴지는 공간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 공간은 모 그룹, 즉 FCA 계열의 혈통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디자인 등을 보고 있자면 크라이슬러의 대형 세단, 300C의 구성과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지프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2018년의 기준으로 세련된 감성이 다소 부족하고, 투박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연식 변경 및 페이스 리프트 등 상품성 개선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더했다. 특히 내장 패널의 재료와 기어 쉬프트 레버 등 다양한 부분이 개선한 덕에 전반적인 만족감은 준수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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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의 성과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센터페시아에 있다. 전반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통합 컨트롤 레이아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최신의 유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한층 개선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발전 속에서도 내비게이션의 시스템의 완성도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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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체로키의 공간은 여유롭다. 특유의 넉넉한 체격을 기반으로 만족스러운 1열 공간을 제시한다. 그 덕에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만족스러운 포지션 확보가 가능하다. 게다가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한 편이라 부족함이 없다. 소재의 부분에서도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다. 게다가 하만/카돈의 사운드 시스템도 탑재된다는 것 역시 중요한 강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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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공간 역시 긴 휠 베이스를 통해 2열의 탑승자에게 넉넉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1열 시트와 같이 2열 시트 역시 큰 체형의 탑승자를 배려한 모습이며 레그 룸이나 헤드 룸에서도 넉넉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1열과 2열의 탑승자가 모두 넓은 시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글래스 루프를 적용해 감성적인 만족감 역시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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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체로키의 적재 공간은 체급에 걸맞은 넉넉함을 자랑한다. 전동식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눈 앞에 80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이 드러난다. 여기에 60:40 비율로 폴딩이 되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때에는 최대 1,689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트렁크 게이트 닫음 버튼이 트렁크 게이트가 아닌 적재 공간 한켠에 위치한 점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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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에 발맞춘 그랜드 체로키의 심장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미국에서 태어난 존재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디젤 엔진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다. 미국 차량이라고 굳이 가솔린 엔진을 고집할 필요가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그랜드 체로키 써밋의 보닛 아래에는 V6 3.0L 터보 디젤 엔진이 자리해 최고출력 250마력과 56.0kg.m의 토크를 낸다. 단도직입적으로 배기량 등을 고혀한다면 압도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비슷한 배기량, 레이아웃을 가진 동급의 디젤 엔진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8단 자동 E-시프트 변속기를 탑재해 지프 고유의 AWD 시스템인 ‘쿼드라-트랙 2’ 및 ‘쿼드라-드라이브 2’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전달한다. 그 결과 그랜드 체로키 써밋은 10.4km/L의 공인 연비를 갖췄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9.5km/L와 11.7km/L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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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고, 익숙한 대형 SUV의 감성

차량을 둘러본 후 그랜드 체로키 써밋 가까이 섰다. 더 큰 체격의 차량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랜드 체로키는 브랜드의 대형 SUV의 존재감을 온몸으로 괴하고 있었다. 큼직한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기본적인 주행 시야나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잘 다듬어진 차량임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인 구성인 배치 등도 마음에 든다. 다만 체격이 큰 만큼 리어 뷰 미러의 시야가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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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체로키의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디젤 엔진 고유의 진동과 소음이 조금은 느껴진다. 하지만 불쾌한 수준은 아니었다. 체급은 물론 디젤 엔진의 완성도가 점점 개선되고 있는 만큼 그랜드 체로키 역시 정숙한 아이들링을 뽐내며 운전자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아주 매끄러운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어 레버를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풍부한 토크를 자랑하는 V6 엔진 덕에 가속이 여유롭다. 작은 엔진을 쥐어 짜는 것이 아니다. 넉넉한 여유 아래 출력을 끌어 내며 육중한 체격을 이끈다. 실제 정지 상태에서 8초 대의 기록으로 시속 100km까지 가속해 추월이나 급작스러운 가속 상황에서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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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M을 끌어 올리면 분명 웅장한 감각을 드러내지만 엔진 및 배기 사운드의 실내 유입을 충분히 억제해 차량 탑승자들의 감성적인 만족도를 개선한다. 차량의 성향 자체가 다이내믹을 강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된다.

그랜드 체로키에 탑재된 디젤 엔진은 8단 변속기와 한 조를 이룬다. 변속 상황에서의 느낌은 상당히 부드럽고 편안한 편이다. 실제 변속 감각에 비해 무척 부드럽고 이런 부드러움 덕에 날카로운 맛은 다소 아쉽지만 한층 여유로운 변속 과정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각이야 말로 대형 SUV가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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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의 덕목은 역시 ‘부드러움’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랜드 체로키의 움직임은 무난하다. 특히 일반적인 아스팔트 위는 물론이고 지프의 주 무대인 오프로드 주행까지 모두 감안한 세팅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범용적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코너를 파고 들 때에도 기본적인 롤링을 허용하면서 여유로운 주행을 선사하는 편이다. 덕분에 ‘올라운더’라는 표현이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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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코너가 연이어 이어질 때에는 죽임이 상당히 커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차량이 가지고 있는 특성 자체가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한 차량이라는 점과 2.5톤에 육박하는 체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SUV를 타고 연이은 조향을 하는 거 자체가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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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승을 하며 그랜드 체로키의 효율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50km 거리의 자유로를 달리며 그랜드 체로키는 7.4L/100km의 결과치를 확인했다. 이는 공인 연비보다는 분명 개선된 수치라 할 수 있겠지만 13.5km/L의 절대적 수치가 주는 만족감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좋은점: 당당하고 고급스러운 외형과 부드러운 주행

아쉬운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노장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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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매력적인 베테랑, 그랜드 체로키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어느새 풀 모델 체인지의 시점을 코 앞에 두었다. 지프 고유의 강인한 느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대형 SUV의 여유를 제대로 갖췄다. 그 모습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2011년에 데뷔하고 이미 많은 시간을 보냈고, 또 유럽에서 온 SUV에 호응이 집중되는 바람에 그랜드 체로키는 사실 조명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형 SUV의 베테랑 그랜드 체로키는 매력적인 존재였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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