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9) 축구대표팀 감독이 야심 차게 시도한 ‘변형 스리백’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월드컵까지 남은 기간 보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에딘 비슈차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완패했다.
신 감독은 본선 첫 상대인 스웨덴전을 감안해 기성용을 포어 리베로(fore libero)로 두는 스리백을 들고 나왔지만 상대 크로스 한 방에 번번이 수비 뒷공간이 뚫렸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해) 수비에서 모든 선수를 공정하게 보려고 투입했는데 조직력이 흔들렸다. 출정식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내용은 크게 뒤지지 않았는데 보이지 않는 실수로 골을 내줘서 안타깝다. 좀 더 많은 것을 준비하고 키워야 한다. 월드컵에 나가면 우리보다 더 강한 상대와 하기에 포백과 스리백을 병행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3차례 실점 장면은 거의 비슷했다.
왼쪽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반대편 비슈차에게 배달됐다. 비슈차는 이날 단 3개의 슈팅을 때려 모두 골로 연결했다. 다시 말하면 한국 수비의 똑 같은 문제점이 계속 반복됐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스리백의 양 쪽 선수들이 평소 소속 팀에서 포백에 익숙하다 보니 계속 안으로 좁힌다 그러면서 사이드에서 공간을 쉽게 내줬다”고 진단하며 “앞으로 고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본선에서 스리백을 쓸 경우 기성용이 아닌 장현수가 포어리베로를 볼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은 “장현수가 회복하면 어떤 운영을 할 지도 생각했다. 둘 다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출정식을 겸한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패해 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것에 대해 신 감독은 “영상 미팅을 통해 선수들 개개인, 팀 전체 조직력을 짚고 넘어가겠다. 선수들이 힘들 수 있겠지만 팀이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 반전을 시키겠다. 평가전에서 패해 죄송하지만 좀 더 사랑으로 감싸주면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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