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임페리얼 로얄살루트 등 유명 브랜드 위스키를 생산하는 외국계 주류업체 페르노리카 코리아에서 성희롱과 인신모독성 ‘갑질’을 일삼고 노동조합을 와해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1일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임원 A씨는 2016년 9월 부임 이후 부하 직원을 상대로 언어폭력과 성희롱 등을 일삼았다. 노조는 “XX새끼 같은 욕설은 물론, 지난해 난임으로 고생하던 한 여성 팀장에게는 ‘아이를 가지려면 남편의 등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며 “이 여성 팀장은 충격을 받고 퇴사했는데, 퇴사 후 노조에 자기가 당한 일들을 이메일로 전하면서 이러한 일들이 알려지게 됐다”고 밝혔다.
A 임원은 올해 4월에는 한 부하 직원에게 씹던 껌을 주며 “단물도 빠졌는데 씹으라”고 말하고, 다른 직원에게는 “여성 팀장은 남성처럼 조직을 압박하지 못한다”는 성차별 발언까지 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또 “영업직원은 경영진의 암묵적 강요로 매일 12시간에 가까운 폭압적인 근무를 하면서 올해만 전체 직원 대비 3%인 9건의 병가가 발생했으며 한 직원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 시도까지 했다가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최근 들어 매년 매출이 급감하면서 2016년 5월 50여명이 구조조정에 의해 퇴사했으며 프랑스인 장 투불 사장 부임 후 퇴사자는 전체 직원의 17%인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페리얼 전체 판매의 20%를 차지하는 제주지점의 경우 사장의 독선적인 경영행태를 견디다 못해 지점 영업사원의 대부분이 퇴사 후 경쟁사로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회사는 내부 저항을 조직 개편과 인사 보복으로 억압한다”며 “A 임원에 대해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는 리더십의 일종이라고 옹호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전ㆍ현직 직원으로부터 피해 내용을 취합하는 한편, 일부로부터는 녹음 파일도 입수했다”면서 “다음 주 중 노동부에 진정이나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저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성희롱 발언에 대해 회사 내부 조사 당시 당사자가 자체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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