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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ㆍ체육ㆍ적십자 회담 이달 개최” 판문점선언 이행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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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ㆍ체육ㆍ적십자 회담 이달 개최” 판문점선언 이행 물꼬

입력
2018.06.01 22: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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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ㆍ아시안게임 논의 일정 확정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조속 설치

6ㆍ15공동행사는 개최 않기로 가닥

리선권에 ‘엄중사태 해결됐나’ 묻자

“손석희 잘하던데 왜 질문하오” 까칠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남북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공동보도문을 교환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남북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공동보도문을 교환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체육회담, 적십자 회담이 이달 중순 연이어 열린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조만간 개성공업지구내에 설치된다. 1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이 채택되면서 4ㆍ27 판문점선언 이행에 물꼬가 트였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판문점선언 이행 방안을 두루 논의했다. 남측 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단장으로 각각 5명씩 참석했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5시 42분 종료됐다. 전체회의 2회, 수석대표 접촉 4회, 대표 접촉 1회가 진행됐다.

회담에서는 남북 교류ㆍ협력을 위한 후속 실무 회담 일정이 확정됐다. 장성급 군사회담은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개최, 국방장관 회담 개최 등을 논의한다. 남북 체육회담은 18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어 남북 통일농구경기와 아시안게임 공동진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해 22일 금강산에서 남북 적십자회담을 연다.

남북 고위급 회담도 정례적으로 열기로 했다. 조명균 장관은 회담 종료 후 브리핑을 통해 “공동보도문에 (고위급 회담) 정례적으로 개최한다고 명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예정된 회담들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다면 중간에도 할 수 있고, 아니면 이걸(분야별 회담)정리하고 그 다음에 이어나가는 차원에서 할 수도 있다 정도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빠른 시일내 개성공업지구 내에 설치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정식)사무소를 열기에 앞서 임시 사무소를 설치ㆍ운영키로 구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측 사전 점검단이 15일 이전 개성공업지구를 방문, 시설 상태 점검 등을 할 예정이다. 남측은 공동 연락사무소 기능ㆍ구성ㆍ운영 등 관련 내용을 담은 ‘구성ㆍ운영합의서’(안)를 북측에 전달했다.

북측이“남측에서 열자”고 제안했던 6ㆍ15 남북공동행사는 개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 장관은 “남북 일정상 (개최가)어렵겠다는 인식 교환이 있었다”며 “문서 교환 방식으로 행사를 의미 있게 보낼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북은 또 동해선ㆍ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현대화 문제 및 산림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분과회의를 대략 6월 말 열자는 데 합의했다. 회의 날짜와 장소는 남북 일정에 따라 문서교환 방식으로 정하기로 했다. 가을에는 북측 예술단이 방남해 공연할 예정이다. 남측은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위한 공동 연구를 제안했으나 공동보도문에서 해당 내용은 빠졌다.

판문점선언이 도출된 장소인 만큼 대표단은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 리 위원장은 “평화의집에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이번에는 유다른 감정을 가지고 경건한 마음으로 왔다. 북남 수뇌(정상) 분들의 체취가 곳곳에 스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와 배려를 강조하며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조 장관도 “논의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 말로 화답했다.

리 위원장은 남측 취재진에 언짢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회담장으로 향하던 리 위원장에게 취재기자가 ‘북측이 고위급 회담 연기 이유로 거론한 엄중한 사태가 해결됐다 보느냐’고 묻자 잠시 침묵하다“엄중한 사태가 어디서 조성된 걸 뻔히 알면서 나한테 해소됐냐 물어보면 되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기자 소속(JTBC)을 묻고는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질문으로 치부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회담 전망을 묻자 “아주 잘 될 게 분명하다. 기자 선생들은 잘 안 되길 바라오?”라고 되묻기도 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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