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김정은이 이번 6⋅13 지방선거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박 후보와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명이인이다. 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고 부산 금정구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고 김정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울 마포구의원 후보다.
유명인과 같거나 특이한 이름을 가졌거나 독특한 유세 방식을 선보인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총 9,362명의 후보자들이 나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두 당선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만큼, 작은 것 하나라도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보인다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박근혜, 김정은 후보 이외에도 이번 지방선거에는 김정일 서울 강동구의원 바른미래당 후보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동명이인이다.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가수들과 배우들도 가세했다. 이미연(서울 동작구의원 한국당 후보)⋅신하균(서울 중랑구의원 한국당 후보) 등이 있고 이미자 후보는 서울에서만 3명이나 출마했다.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이름의 후보자들도 많았다. 몸이 튼튼한 ‘왕복근’ 서울 관악구의원 정의당 후보가 있는 반면 육식을 좋아하는 ‘고기판’ 서울 영등포구의원 무소속 후보. 당선으로 전진할 ‘서후진’ 서울 용산구의원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지역 곳곳을 누빌 ‘가세로’ 충남 태안군수 민주당 후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이관종’ 서울 강북구의원 후보까지. 이들에게는 이름 그 자체가 홍보인 셈이다.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당당하게 공개한 후보도 있었다. 박형덕 경기 동두천시장 한국당 후보는 탈모인 자신의 머리를 드러내고 “시원하게 일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제작했다. 부산시장 두고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이종혁 후보는 ‘무소속이 희소식’이라는 슬로건으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속담을 패러디해 기성 정당에 대한 불만층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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