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현대차, 협상 속도 온도차
광주시 “2년 안에 공장 가동 목표”
현대차 노조 “사측이 광주에 투자하면 총력 반대투쟁”
광주광역시가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해 추진 중인 합작법인에 현대자동차가 약 1,3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는 대주주 지위를 위해 이를 상회하는 금액을 출자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지역기업과 부품업체의 투자를 유치해 충당할 계획이다. 다만 광주시는 조속한 공장 가동을 위해 협상 속도를 올리려 하지만, 현대차는 국내시장 상황과 자사 노조의 반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신중한 자세라 협상이 마무리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시가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완성차 공장운영을 위해 목표로 하는 합작법인 전체 투자금액(7,000억원 이상)에서 현대차가 2대 주주 유지를 위한 지분율을 19%로 설정, 최소 1,33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광주공장 건설재원은 광주시와 현대차 등 기업의 투자 그리고 차입금 등으로 조달될 계획”이라며 “아직 양측이 협상 중인 만큼 전체 투자액에 따라 다소 변동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현재 협상 속도에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현대차의 완성차 공장 사업참여 의향서 접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는 신설법인 설립을 위해 시 투자 참여 방안을 구체화하고 부품업체와 지역기업에 대한 투자유치 활동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며 “현대차와 협상안을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시에 “여러 투자자 중 한 일원으로 사업 타당성 및 투자 여부 등 검토를 위해 협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생산차종과 관련 현대차는 경제성을 갖춘 차종으로 신규 개발하고, 생산규모는 위탁 생산 차종의 국내 시장수요를 고려한 합리적 수준으로 협의하자고 제시했다.
현대차는 광주시와 사업타당성 등을 우선 검토한 후 투자규모, 생산품목 등을 결정해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광주시는 이달 안으로 협상을 집중 전개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협상의 주요 골자를 확정 짓는다는 계획이다. 박병규 광주시 경제부시장은 “모든 투자가 순조롭게 된다면 공장 설립 운영까지는 앞으로 1년 6개월에서 2년 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광주시가 추진중인 완성차 공장 건설 계획과 관련, “사측이 투자를 강행할 경우 임금투쟁과 연계해 총력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는 정규직의 임금수준을 4,000만원으로 하향평준화하고 후퇴시키는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도 아닌 중규직”이라며 “2015년부터 추진하다가 중단된 광주형 일자리의 불씨를 문재인정부에서 다시 살리려 하는 것은 최저임금 삭감의 연장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반값 임금인 광주 공장이 가동되면 기업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향후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올리는 수순으로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근로자 임금을 하향평준화 시킨다는 현대차 노조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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