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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ㆍ전쟁 겪은 한국, 세대간 정치의식 ‘극과 극’

입력
2018.06.08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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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홍준표 후보 득표율

20대-70대 이상 43%p 차이

‘美ㆍ北을 보는 태도’가 격차 낳아

日노인층은 아베 지지율 더 낮아

[저작권 한국일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자유민주주의 수호 국민대회'에서 참여자들이 태극기 들고 집회에 참가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자유민주주의 수호 국민대회'에서 참여자들이 태극기 들고 집회에 참가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모든 국가에서 세대 갈등은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한국처럼 세대 간 의식이 극과 극을 달리는 곳은 드물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주요 정치인에 대한 연령별 지지율 차이를 보면, 지난해 19대 대선(출구조사)에서 30대 유권자의 문재인 후보 투표율이 56.9%였던 것과 달리 투표 참여 70대 이상 유권자 50.9%가 홍준표 후보를 선택했다. 20대(19세 포함)의 문 후보 지지율이 47.6%에 달했던 반면, 60대의 절반에 가까운 45.8%는 홍 후보를 찍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투표율을 보면 30대와 70대 이상 유권자의 지지율 격차가 무려 34.6%포인트에 이르렀다. 홍 후보는 20대와 70대 이상에서 득표율 차이가 42.7%포인트에 달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월 마지막 주 기준, 20대가 가장 높은 84%였고 가장 낮은 60세 이상은 62%로 진보 정권에 대한 세대 간 의식 격차가 조금 줄어들긴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송정근기자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의식 격차는 유독 우리 사회에서만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 2015년 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후보(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전) 지지율에 대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이 가장 낮은 18~29세가 29%, 가장 많았던 65세 이상이 36%였다. 연령별 지지율 차이가 7%포인트에 불과했다.

일본 또한 지난달 진행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 대한 아사히(朝日)신문의 여론조사에서 29세 이하의 지지율은 48%, 70세 이상의 지지율은 37%였다. 일본은 오히려 노인층에서 우익 성향의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젊은 층보다 낮다. 20대, 30대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0%를 넘고, 50대와 60대의 지지율은 각각 26, 29%로 낮았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된다는 명제는 보통 상식으로 통용되긴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며 집단의 역사적ㆍ사회적 경험 차이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내 세대간 극명한 이념 차이에 대해 “ ‘분단과 전쟁’ 때문이다”며 “소득 수준이 낮다고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것만은 아니듯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논문 결과들을 살폈을 때 확연하게 구분되는 요소는 ‘미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70대 이상은 한국전쟁을 겪었고, 반공 교육을 많이 받아 북한이나 미국을 바라보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일본과 우리나라가 다른 지점은 ‘한국전쟁’과 같은 큰 변곡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세대 요소도 유의미하긴 하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고 인종, 지역 등 다양한 요소의 복합으로 나타나고 일본 같은 경우는 ‘전후세대’라고 부르는 세대별 명칭 있지만, 세대 별로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이슈별 차이보다는 오히려 정치에 관심이 있느냐 무관심 하느냐로 갈린다”고 덧붙였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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