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티에 ‘노동자 쉼터’ 개소
여성 전용 휴게실ㆍ권익 상담실도
방송 작가, VJ 등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에 문을 연다.
서울시가 100개의 미디어 기업이 밀집한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휴(休) 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상암쉼터)’를 개소한다고 31일 밝혔다. 시의 노동자 쉼터 4호이자, 전국 최초의 ‘미디어 노동자’ 전용 공간이다. 총 250㎡ 규모로 DMC 산학협력연구센터 604호에 조성됐다.
쉼터에는 미디어 노동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노트북을 들고 와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작업 공간(카페테리아)을 마련했다. 또 방송작가처럼 여성 노동자 비율이 높고 밤샘 작업이 많은 업무 여건을 고려해 여성 전용 휴게실 두 곳을 만들고 침대 2개와 빈백 7개를 배치했다.
노동권익상담실도 있다. 시는 이를 통해 노동 상담부터 법적 구제까지 권익 개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과도한 업무 강도와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에 노출돼 있다. 한국전파진흥협회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프리랜서는 국내 전체 취업자의 5% 남짓이나 방송 업계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3.3%를 차지한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쉼터에 전화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언론노동조합과 함께 사용자(고용주)를 만나 설득하고 협의하는 단계를 거친다. 법적 구제가 필요하다면 서울노동권익센터 내 전문 변호사와 노무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부 기관을 이용할 때도 사건 수임료 지원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정기적으로 노동법 교육을 하고 자조모임을 위한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 공간을 무료로 대여한다.
쉼터는 주중(월~금)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6시까지 운영하며 향후 이용 행태 분석과 설문 조사를 통해 운영 시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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