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ㆍ화재, 삼성전자 지분 2,700만주 매각
할인율 1.5%, 주간사 하한선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
“정교하게 10%룰 충족, 주식 소각 위한 선제적 조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삼성전자 지분 중 1조3,200억원 규모를 매각했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다음 수순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상승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전날 장 종료 직후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 2,700만주(0.45%)에 대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나섰다. 당초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전날 종가(4만9,500원) 대비 최대 2.4% 할인된 1주당 4만8,500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결과 1.5%의 할인율이 적용된 4만8,75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총 1조3,163억원을 확보했다.
이번 블록딜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을 앞둔 선제적 대응이라는 것이 삼성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예정대로 자사주 4억4,954만주를 모두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블록딜 이전 기준 10%대로 높아진다.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의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이상 갖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정돼 있었던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마무리된 만큼 주가를 누르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딜을 통해 정교하게 10%룰을 맞췄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은 자사주 소각을 위한 선제적 조치 성격이고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도 하루만에 5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22%(1,100원) 오른 5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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