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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범인은 바로 너!’ 김주형˙조효진 PD, ‘예능 다변화’를 꿈꾸는 2人의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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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범인은 바로 너!’ 김주형˙조효진 PD, ‘예능 다변화’를 꿈꾸는 2人의 변주

입력
2018.05.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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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효진, 김주형 PD 넷플릭스 제공
(왼쪽부터) 조효진, 김주형 PD 넷플릭스 제공

일명 ‘스타 PD’로 불리던 두 명의 PD가 울타리를 벗어나 전 세계를 겨냥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와 손을 잡고 제작한 넷플릭스 첫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이하 ‘범바너’)의 김주형, 조효진 PD의 이야기다.

약 10개월에 걸친 준비 기간 끝에 탄생한 ‘범바너’는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의문의 살인 게임에 휘말려 결성된 좌충우돌 7명의 허당 탐정단의 추리 예능 버라이어티다. 매주 2화씩 순차적으로 전 세계 동시 공개 된 ‘범인은 바로 너!’는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두 PD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제작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사전 제작이라 동시에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약 10개월 정도가 소요됐죠. 190개국 자막 작업을 하는 데도 한, 두 달 가량이 걸렸어요. 보통은 촬영 후 한 달 정도 후에 방송이 나가고 시청자 분들의 피드백도 오는데, 저희는 촬영을 마친 뒤에도 약 5개월 정도를 기다렸죠. 그만큼 첫 공개까지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공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고 국내외에서 동시에 반응이 오는 걸 보면서 신기했죠. 또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기존 방송처럼 편하게 TV를 켜면 볼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닌데 반응이 있었다는 점도 신기했어요.”

전 세계에 제공되는 글로벌 플랫폼, 유료 동영상 서비스 채널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김주형, 조효진 PD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매 회 공개마다 화제를 모았다.

“(조효진) 사실 넷플릭스를 잘 몰랐어요. 김주형 PD는 원래 넷플릭스의 파워유저였지만 저는 넷플릭스도 제작발표회 3일 전에 가입했었거든요.(웃음) 세계적인 플랫폼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잘 알진 못했던 상황이었죠. 그렇지만 사전제작이라는 시스템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었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사전 제작을 해보면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촬영 세트는 제작비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거든요. 장소를 잡고, 구상하고, 세트를 짓는 것 등이 위클리 프로그램에서는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사전제작이었던 ‘범인은 바로 너!’는 구상했던 것들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여건이 충분했고, 후반 작업 같은 경우에도 공을 들일 수 있었죠. 프레임 별로 편집을 하다 보니 후반 작업만 한 달 이상이 걸렸어요.”

하지만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매 주 반영할 수 있는 위클리 프로그램과 달리 사전제작 형태의 ‘범바너’는 피드백을 수용할 수 없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김주형, 조효진 PD는 “리스크를 감수할 만 했다”고 입을 열었다.

“피드백을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을 감수하면서도 사전제작이 낫다고 생각했던 건 ‘범바너’는 스토리의 연결성이 중요한 프로그램이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저희가 큰 틀을 짜 놓은 가운데, 피드백 때문에 전체 스토리를 바꿀 순 없었거든요. 프로그램의 특수성 때문에 사전제작의 리스크도 감수할 만하지 않았나 싶어요.”

첫 방송이 오픈 된 이후 매주 금요일 2회씩 오픈돼 오고 있는 ‘범바너’는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각 출연진들이 자신의 롤에 맞는 연기를 하며 추리를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다소 새로운 시도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재미있다’와 ‘오그라든다’로 나뉘었다.

“저희 역시 처음에 우려점이 많았어요. 그 가운데 저희가 주안점을 뒀던 것은 특정 인물이 등장해서 뭔가를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사건이 개별적으로 주어지면 단서나 게스트 등에 의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었어요. 실제로 촬영 내내 멤버들은 모든 상황을 리얼하게 모르고 촬영을 했었고요. 그러다 보니 보시는 분들도, 출연하신 분들도 많이 어색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탐정단들 역시 프로그램에 적응하며 녹아 드는 모습을 보여줬죠. 저희 역시 촬영 내내 출연진들의 반응을 기대하면서 지켜봤었어요.(웃음)”

이 같은 새로운 구성을 김주형 PD는 ‘오픈월드’에 빗대 다시 한 번 설명했다.

“흔히들 ‘오픈월드’라고들 하잖아요. 여기로도 갈 수 있고, 저기로도 갈 수 있다는 열린 세계를 구현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플레이어를 캐스팅 할 당시에도 상황 속에서 리얼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멤버들을 선택했었죠. 이광수, 김종민 같은 분들이 대표적인 ‘리얼한 반응’의 플레이어들이었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출연진들의 자율성에 맡긴 ‘범바너’의 구성은 제작진도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었다. 이에 김주형, 조효진 PD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가안들을 굉장히 많이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1, 2, 3안을 굉장히 많이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경우의 수를 많이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 외의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었죠. 예를 들어 연구소에서 수조에 있는 물을 바가지로 퍼서 탈출하는 미션이 있었는데, 저희가 정말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변수가 발생할 줄은 정말 몰랐었죠. 물론 돌발상황이 좋은 건 아니지만 해당 미션에서는 돌발 상황이 오히려 재미를 더했던 것 같아요. 비 예측적인 웃음을 드리는 예능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재미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던 거죠. 이처럼 크게 예측을 벗어나 문제가 생긴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제작을 하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변수를 준비해야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았어요.”

‘범바너’를 통해 가장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재발견에 성공한 플레이어는 단연 박민영이었다. 박민영은 첫 공개 당시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털털하고 리더십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 데 일조했다.

“박민영 씨는 정말 적응을 빨리 해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사실 박민영 씨가 굉장히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인데다가 예능에서 많이 본 적도 없으니까 말수가 적은지, 많은지도 몰랐고 많이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촬영을 해보니 소탈하면서 털털한 성격이더라고요. 덕분에 예능인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포지션을 빨리 찾으신 것 같아요. 촬영 내내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저희의 이야기를 수용하시면서 계속 발전된 모습들을 보여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회를 거듭할수록 멤버들이 박민영 씨에게 의지를 많이 하더라고요. 고마웠죠.”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신선한 시도로 예능의 새 지평을 연 김주형, 조효진 PD는 ‘범바너’가 모두 오픈 된 이후 빠른 시일 내 새로운 기획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넷플릭스와 또 다시 협업을 통해 돌아올지, 기존의 플랫폼들을 통해 찾아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러 가지를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획은 항상 많이 하고 있어요. 저희의 주 종목은 아니지만 최근 유행하는 포맷인 관찰 예능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되도록 저희는 버라이어티에 특화된 PD로서 계속 해당 장르를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요.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범인은 바로 너!’ 역시 버라이어티와 추리 장르를 결합했던 거였죠.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좋아하니까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잘하고 싶은 걸 계속 해보고 싶어요. 유재석 씨가 ‘한 예능이 히트를 치면 후속 예능들 역시 동일한 포맷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셨던 적이 있는데, 저희는 그 흐름 속에서 다변화를 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죠. 다양한 포맷에 도전하더라도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늘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플랫폼으로 찾아올 진 모르겠지만 다양한 기획을 이어오고 있으니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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