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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국산차 급증… 르노삼성•한국GM ‘OEM 수입차’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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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국산차 급증… 르노삼성•한국GM ‘OEM 수입차’ 늘렸다

입력
2018.05.30 18: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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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트위지, 볼트 도입하며

국내 생산 대신 직수입 결정

OEM 수입차 모두 7종으로

일자리 감소, 판매기지 전락 우려

국내에 생산시설을 갖춘 외국계 차 업체가 해외 생산 차를 수입ㆍ판매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판매량 증가를 위해 차종 확대가 필요한데, 이를 국내 생산이 아닌 직수입을 통해 이루려는 것이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국내 자동차 생산이 갈수록 줄고 있어서, “국내 자동차 관련 일자리 감소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업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최근 클리오와 트위지, 볼트(Volt)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차를 3종 더 늘리며, OEM 수입차가 소형SUV, 중형세단, 스포츠카, 전기차 등 7종으로 늘었다.

양사 모두 국내에 신차 도입이 없어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보고, 과거와 달리 주력 차종까지 수입하며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GM의 경우 다음달 부산모터쇼에서 공식 출시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를 수입하며, 국내에서 생산하던 캡티바, 크루즈, 올란도 등의 단종 차를 대체한다는 목표다. 한국GM은 내수판매 확대를 위해 앞으로도 더 다양한 차종을 수입 공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하반기 대형SUV 트래버스 등의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전기차 트위지 수입에 이어 지난 14일 소형 해치백 클리오 판매에 들어가며 국내 소형ㆍ준중형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클리오는 유럽시장에서도 10년 이상 동급판매 1위를 지킨 베스트셀링카다. 르노삼성차는 매월 국내에서 1,000대 이상 판매해 3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해외 공장을 통해 손쉽게 물량 공급이 가능하고, 국내에 있는 기존 판매ㆍ정비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국내 생산보다 OEM 수입차를 선택한다. 여기에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보다 원가도 더 낮다는 점도 주 요인이다. 르노삼성차가 본사 르노에서 2013년부터 수입중인 QM3를 국내에서 생산하려고 검토하다가 포기한 것도 결국 국내 공장의 높은 생산비용 때문이다. 트위지, 클리오도 마찬가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3는 스페인 바야돌리노 공장에서 오랜 기간 생산해왔기 때문에 생산단가와 숙련도를 부산공장에서 따라잡기 어렵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생산차 성능이 향상되면서, OEM 수입차의 판매는 2015년 정점을 찍은 후 정체 상태다. 올해도 4월 누적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보다 18.5% 줄어든 4,040대에 그쳤다. OEM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QM3의 경우, 쌍용차 티볼리,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신차인 클리오나 이쿼녹스도 경쟁 국산 차에 비해 가격, 차체 크기, 엔진 성능 등이 뒤처져 판매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러나 OEM 수입차가 늘어날수록, 결국 한국의 자동차 생산 인력이 줄고 국제 경쟁력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GM 사태로 26만대 생산시설과 파생인력이 사라지면서 이미 국내 자동차 산업의 규모는 한 단계 축소됐다”며 “앞으로 OEM 수입차가 취약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를 파고 든다면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여, 현대ㆍ기아차의 일자리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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