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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겨눈 국민연금 “주주권 적극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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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겨눈 국민연금 “주주권 적극 행사”

입력
2018.05.30 19: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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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에 공개서한 발송… 면담도 추진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전 본보기” 분석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난 28일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난 28일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갑질 등 일탈행위에 대해 2대 주주 자격으로 강력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개별 기업에 대해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고강도 압박을 통해 대한항공을 본보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는 30일 2018년도 제3차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 삼성증권 사태 관련 경과 및 조치계획’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밀수, 관세포탈, 재산국회도피, 탈세 등에 대한 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국민들의 소중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연금 가입자인 국민들을 대신해 주주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라 생각한다”면서 “대한항공 경영진이 의미 있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조속히 이끌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사법적인 처리와 별개로 주주권 행사를 통한 별도의 조치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의 주주권 행사 제안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기금운용본부 명의로 대한항공에 공개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경영진 면담을 추진토록 결정했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지난달 초 대한항공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비공개서한을 보냈으나 돌아온 답변이 형식적이고 성의가 없었다”면서 “공개서한에는 주주들을 안심시키고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한 성의 있는 조치를 내놓으라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자 해임 등의 구체적 요구는 담지 않을 예정이지만, 경영진 면담 과정에서 실질적인 요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유령 주식’ 배당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조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한편 기금운용위원회는 2019~2023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ㆍ의결했다. 국민연금 기금의 5년 뒤 목표수익률을 5.3%(2014~2018년 목표는 5.1%)로 정하고, 5년 뒤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국내주식 15%(2017년말 기준 21.2%), 해외주식 30%(17.4%), 채권 40%(50.6%), 대체투자 15%(10.8%)로 각각 결정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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