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최대 9곳 승리”
洪 대표의 자신감과 달리
외부 조사선 수도권ㆍPK 비상
대부분 지역서 밀리는 상황
‘洪 대표 퇴진’ 자중지란 겹치고
분위기 반전 카드도 마땅치 않아
31일부터 6ㆍ13 지방선거ㆍ재보선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하는 자유한국당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내부 조사를 근거로 광역단체장 최대 9곳까지 승리가 가능하다며 겉으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선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선거 분위기에 내부의 자중지란까지 겹치면서 ‘대구ㆍ경북(TK) 당으로 쪼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홍 대표는 3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회의에서 “어젯밤에 전국적으로 당에서 정밀 여론조사를 했다”며 “(승리가 가능한 지역이)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과 충남과 대전, 강원, 경기로 중앙당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최대 9곳 승리까지 거론했지만, 외부 여론조사 결과는 수도권은 물론 최대 접전이 예상되는 부산ㆍ경남(PK)부터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주요 재보선 지역에서 한국당이 대부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동의 텃밭이던 TK 지역과 서울의 ‘강남 3구’ 구청장 선거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PK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광역단체장만 보면 TK 2곳에 외에 추가로 1곳 정도해서 3석 정도가 현실적인 얘기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여기에 내부의 자중지란까지 겹치면서 선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전날 정우택 의원이 홍 대표 퇴진을 주장하고 이에 홍 대표가 응수하면서 불거졌던 설전은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에 장제원 수석대변인까지 가세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박 후보가 “정 의원의 진정 어린 충정을 개소리로 치부하는 참을 수 없는 입의 가벼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홍 대표를 겨냥하자, 장 수석대변인이 이날 재차 “깃털처럼 가볍고 어린아이처럼 철없는 당권 욕심이 당원과 현장에서 죽기 살기로 뛰는 후보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기 바란다”고 정 의원을 향해 맞불을 놓으면서 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2주 앞두고 있는 우리 당의 현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남은 2주간의 공식선거운동 기간 분위기를 반전시킬 터닝포인트를 찾기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 특히 선거 전날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뉴스를 독차지할 게 뻔해 선거흐름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상황이 어렵지만 한국당은 남은 선거기간 경제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켜 체감경기에 민감한 밑바닥 민심에서 반전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정부여당이 북풍에 기대 역대급의 깜깜이 선거를 만들고 있다”며 “남은 기간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잘 부각하면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감지되는 심상치 않은 민심이 반응해 현재까지 드러난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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