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ㆍ폼페이오 접촉 앞두고
미국 “며칠간 엄청난 진전” 긍정 신호
비핵화 속도 등 막판 힘겨루기
촉박한 시간 탓 최종 합의 불투명
백악관 “그 이후 경우까지 대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0일(현지시간)과 31일 이틀 동안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갖는 ‘뉴욕 담판’ 결과에 따라 6ㆍ12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최종 확정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30일 뉴욕으로 떠나기에 앞서 오후 2시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어서, 이번 고위급 접촉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비핵화 의제에 대한 최종 담판의 성격을 띄고 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으면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수순을 밟아 6ㆍ12 정상회담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막판 쟁점을 남겨 두게 되면 회담 일정을 다시 잡는 ‘플랜 B’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하는 것은 워싱턴보다는 정치적 부담이 덜한 곳에서 담판을 벌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선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을 곧바로 워싱턴으로 부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 역시 주유엔 북한 대표부가 있는 뉴욕에서 평양 훈령을 받으며 미국과 접점을 모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6ㆍ12 북미 정상회담 성사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각각 브리핑에서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간 회동 등 뉴욕, 판문점, 싱가포르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협상에 대해 “확실한 진전의 신호” “며칠 사이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며 긍정 평가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뉴욕 회담의 의제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그들은 미국의 기대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미 구체적으로 매우 깊은 대화를 나눈바 있다”면서 “주요한 대화는 우리가 6월12일로 계획하고 있는 정상회담에 다가가는 것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의제 조율이 마무리되면 정상회담이 6월 12일로 확정될 것이란 얘기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속도와 초기 조치 수위 등을 두고 마지막 힘겨루기를 남겨둔 모습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열릴 경우에 대비해 확실히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이유들로 인해 그 이후에 열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회담 연기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이 계획된 날짜에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주 늦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샌더스 대변인은 정상회담 성사 및 일정을 결정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많은 요인이 있지만, 비핵화가 협상 테이블에 위에 올라가 있고 회담의 초점이 돼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방향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껴야만 한다. 그 결정을 내릴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일 것”이라고 말했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큰 원칙과 향후 협상의 기본 틀을 제시하는 선에서 합의를 볼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확실한 초기 비핵화 조치를 얻어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열린 판문점 실무 협상에선 미국 요구에 대해 북한이 확실한 답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통해 김 위원장 메시지를 확인한 뒤 회담 일정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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