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의 북한 측 실무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미국 뉴욕으로 출발했다. 김 부위원장은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 귀빈실을 통해 오후 1시(현지시간) 뉴욕으로 떠나는 중국국제항공 CA981편에 탑승했다. 이날 공항에는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 실무자 중 한명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 국장대행은 뉴욕행 목적과 북미 간 실무협의 진행 과정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CA981편은 출발 예정시간보다 20분 늦게 이륙했다.
김 부위원장은 뉴욕에 도착한 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 등에 대해 최종적인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될 지 주목된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위해 30~31일 1박2일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의 미국행 일정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그는 애초에 당일 오후 1시25분 베이징발 워싱턴행 CA817편을 예약했지만, 베이징에 도착한 뒤 하루 뒤인 이날 오후 1시 뉴욕행 CA981 항공편으로 예약을 변경했다. 또 29일 오후에는 30일 오후 10시35분 CA989편으로 예약을 바꾸더니 결국 30일 오전에서야 당일 오후 1시에 출발하는 뉴욕행 항공편을 결제하는 등 수 차례 일정을 바꿨다.
이를 두고 김 부위원장이 북한 핵 프로그램 및 불법활동 관여 혐의로 미국 재무부의 독자제재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점을 고려해 미국이 회담 장소를 워싱턴이 아닌 뉴욕으로 변경하면서 빚어진 혼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김 부위원장이 중국 측과의 접촉을 감안해 출발 일정을 늦췄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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