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원로 가메이 전 장관ㆍ이시하라 전 도쿄도지사와 면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보수 정치 원로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바둑이(강아지) 같은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대표적 우익인사인 가메이 시즈카(亀井静香) 전 금융담당장관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慎太郎) 전 도쿄도지사가 29일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고, 아베 총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지지(時事)통신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이같이 조언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자 “유감이지만 미국 판단을 존중한다”며 주요 국가 지도자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히자, 아베 총리도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회담의 실현을 강력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익 원로 인사의 지적은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아베 총리가 미일동맹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안보이익을 반영하기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만 추종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도 있다.
세 사람은 1시간 정도 외교와 개헌에 대한 의견을 논의했다. 가메이 전 장관은 “동포를 되찾지 못하면 일본의 총리가 아니다”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요구했고, 아베 총리는 “구체적인 경로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도 (개선) 해오고 있다”고 답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가메이 전 장관은 “(총리가) 자신밖에 개헌을 할 수밖에 없다는 기세를 보일 만큼 의욕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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