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고속도로에서 음주 역주행을 하다 택시와 충돌해 30대 승객이 숨졌다.
30일 0시 36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양지터널 내 2차로에서 역주행하던 A(27)씨의 벤츠차량이 마주 오던 B(54)씨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뒷자리에 있던 승객 C(38)씨가 숨지고, A씨와 B씨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B씨는 장파열 등으로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 운전자 A씨는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76%의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블랙박스와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 분석결과 A씨는 수원ㆍ신갈IC에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으로 진입, 신갈 분기점(JC)을 거쳐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으로 올라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0시 25분쯤 덕평IC 1.5㎞ 앞에서 갑자기 유턴을 시도하다 중앙분리대에 막혀 실패했고 차량이 역방향으로 멈춰 서자, 왔던 길을 그대로 거슬러 내달렸다. A씨는 경찰에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먹고 대리기사를 부른 것 같은데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전 “역주행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잇따라 접수, 교통전광판을 통해 다른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또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순찰차 4대를 강릉방향 신갈IC 부근부터 각 차로에 투입, 뒤이어 오는 차들을 통제하며 A씨 차량 차단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고는 안타깝게도 순찰차들이 양지터널에 미처 다다르지 못한 상태에서 났다. 양지터널을 불과 6㎞ 가량 앞둔 지점이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험운전 치사상) 위반 등 혐의로 A씨를 입건했으며,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용인시 백암면에 있는 집에 가려다 양지IC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역주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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