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100원 희망택시사업’ 94개 오지마을로 확대, 날개 단다



지난 29일 오후 1시 경북 상주시 화동면 화동면사무소 앞. 한 할머니가 연신 혼잣말로 "덥다"며 면사무소 앞에 대기 중이던 택시에 올라탔다. “보미리 집으로 갑시다”는 할머니의 말에 택시기사 박용운(68)씨가 시동을 걸었다. 할머니가 선금이라며 낸 택시요금은 단돈 100원. 4㎞ 정도를 달리는 요금치고는 그저나 마찬가지였다. "일주일에 3번 시간대에 맞춰 희망택시를 몰고 있다”는 박씨는 “거리 불문하고 요금이 100원인데 통 큰 손님은 500원짜리를 건네며 거스름돈을 받지 않기도 한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상주가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시행 중인 희망택시 사업이 날개를 달고 있다. 희망택시는 대중교통 사각지대의 오지마을 주민이 오전 오후 각 한 번씩 도심 외곽의 버스정류장이나 읍ᆞ면사무소까지 100원에 이용하는 택시다.
상주시는 2014년 오지마을 24곳에 희망택시를 도입한데 이어 2016년 37곳, 다음달부터 94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주민들의 호응과 만족도가 높아진데다 확대운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초 1.5㎞인 최소 운행거리를 700m로 줄여 오지마을 57곳을 추가한 것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신규로 선정된 오지마을 57곳은 거리제한에 걸려 희망택시 사업의 혜택을 보지 못하던 지역"이라며 "희망택시 사업이 확대되면서 침체한 택시 업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 희망택시는 오지마을 택시기사가 시간표에 맞춰 각각 운행하고 손님이 아무리 많더라도 총 100원의 요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운행 후 관할 읍ㆍ면사무소에 운행실적을 기록하면 지자체가 택시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상주시는 시비로 이 사업을 추진해오다 올해 농촌 공공형택시 사업 명목으로 도비 5,000만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박씨가 희망택시를 운행할 오지마을도 1곳에서 3곳으로 늘게 된다. 박씨는 "희망택시 운행지역이 늘면 이용객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네가 작고 교통시간대가 맞지 않아 이용 주민이 없을 때도 있기 때문에 콜서비스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홍두(71ᆞ상주시 화동면 보미리)씨는 "옛날에는 걸어서 버스정류장까지 가거나 다른 사람의 차량을 얻어 타곤 했는데 이제는 100원 택시로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지역 희망택시 운행 지자체는 김천, 안동, 구미, 고령 등 모두 17개 시군이다. 도비 11억5,000만원, 시ᆞ군비 13억3,000만원 등 총 24억8,000만원으로 100원 택시를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100원 희망택시 사업의 장단점을 분석해 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마을의 교통 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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