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무더위도 축구 팬들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른 축구대표팀은 이튿날인 29일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오픈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팬들이 대표팀 훈련을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지난 해 11월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이후 6개월 만이다.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 600여 명의 팬들이 열띤 응원을 보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입구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공개 훈련에서 선수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손흥민(26ㆍ토트넘),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 등 전날 경기에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가벼운 회복 훈련만 소화했고, 경기를 뛰지 않거나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펼쳤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진수(26ㆍ전북)와 온두라스전에서 엉덩이를 다친 이청용(30ㆍ크리스털 팰리스)은 아예 오지 않았다.
전날 2-0 승리를 거둬서인지 선수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온두라스전 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은 마스코트와 장난을 치다가 공을 머리 위에 올리는 개인기를 선보이며 확실한 팬 서비스를 했다.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 이재성(26ㆍ전북), 장현수(27ㆍFC도쿄)도 가볍게 몸을 풀며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A매치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승우(20ㆍ베로나)가 지나가자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1시간 가량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직접 팬들에게 다가가 유니폼, 셔츠 등에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훈련 직전 인터뷰에서 수비수 김민우(28ㆍ상무)는 다음 달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강한 군인 정신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최근 부진한 플레이를 선보인 데 이어 말실수로 구설에 오르며 잠시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김영권(28ㆍ광저우)의 소감도 남달랐다. 그는 전날 경기 무실점 수비에 대해 “잘 했다기 보다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신 차리고 한다면 (다시 대표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심정을 전했다.
대표팀은 30일 전주에서 한 차례 더 오픈 트레이닝을 한다.
대구=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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