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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김정주의 반성문… “1000억원 사회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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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김정주의 반성문… “1000억원 사회환원”

입력
2018.05.29 17:5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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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에 비상장 주식 제공 혐의

무죄 확정에도 사회환원 결정

“지방에도 어린이재활병원 설립”

경영권 자녀 승계도 안하기로 약속

‘넥슨 공짜 주식’ 사건으로 시련을 겪은 김정주(50ㆍ사진) NXC 대표가 1,000억원 이상의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 1994년 넥슨을 창업해 자산규모 5조원 이상으로 키운 그룹의 총수 자리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김 대표는 29일 언론사에 입장문을 보내 “2년여간 넥슨 주식 사건과 관련해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지난 19일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면서 “1심 법정에서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제 실천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제시한 두 가지 약속 중 하나는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을 지방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넥슨은 2016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푸르메재단과 함께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세웠고, 올해 2월 계열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할 넥슨재단을 설립하며 제2의 어린이재활병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어린이재활병원은 재단이 이미 추진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재로 짓는 병원이다.

상암동 재활병원의 경우 400억원 이상 들어간 건립비용 중 넥슨이 220억 정도를 지원했다. 김 대표는 전문가들과 준비 과정을 거친 뒤 병원 개수와 위치, 사재 기부 규모와 방식, 운영 주체와 활동 계획 등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경험으로 미뤄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게 또 하나의 약속이다. 김 대표에게는 미성년인 딸 두 명이 있다. 그는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 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라며 “성실한 실행을 위해 공개적으로 밝히고 앞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지분 67.5%를 소유한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다.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한 넥슨은 계열사가 22개에 이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9월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돌파한 넥슨을 게임업계 최초의 ‘대기업집단’으로, 김 대표를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카이스트 박사 과정이었던 1994년 넥슨을 창업한 김 대표는 1996년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히트작을 쏟아내는 동시에 2008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을 전격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서도 남다른 능력을 발휘했다.

’1세대 벤처신화’의 대표적 주인공 김 대표는 2005년 고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4억2,500만원 상당의 넥슨 비상장 주식과 여행경비 차량 등을 공짜로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지만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 대표는 이날 “저와 제 주변을 깊이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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