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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코 앞인데… 김문수·안철수 단일화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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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코 앞인데… 김문수·안철수 단일화 물 건너가나

입력
2018.05.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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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와 함께하는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서 서울특별시장선거에 입후보한 박원순(왼쪽), 김문수 후보자가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와 함께하는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서 서울특별시장선거에 입후보한 박원순(왼쪽), 김문수 후보자가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가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 때 정치판을 달궜던 야권 서울시장 단일화 논의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힘을 잃는 분위기다.

어제(28일)부터 지방선거에 쓰일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위한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양당 지도부에 이어 당사자인 김 후보와 안 후보 역시 단일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서울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지난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무 조건 없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력한 야당으로 구심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저는) 후보 단일화를 완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안 후보 쪽에서는 '김문수가 자신이 없으니 자꾸 단일화를 얘기한다'고 말을 해서 제 뜻과는 다른 보도가 나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깊이 생각해보니 지금 단계에서 단일화에 대해 대답을 하면 다른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래서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냥 간다. 일로매진(一路邁進·한 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감)"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안 후보는 같은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저만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붙어서 이길 수 있다"며 "김 후보는 확정성이 극히 제한 돼 있어서 절대로 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저는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와 싸우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고 정치를 시작했다"며 "지난 7년 동안 일관되게 기득권 양당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왔고 저는 절대로 이 길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당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 역시 한국당을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의 후보 단일화 나아가 당 차원의 연합·연대 얘기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데 저희는 이미 그럴 생각이 없다는 당의 입장과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한국당은 보수당이고 국정농단, 권력남용, 부정부패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당으로 이번 선거에서 심판과 극복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양 후보 진영에서도 단일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서는 단일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안 후보 쪽에서 제대로 된 제안을 한 적이 없다"며 "현재 지지율 조사에서 김 후보가 더 앞서고 있는 걸로 나오는데 3등인 안 후보가 2등인 김 후보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단일화를 하려면 처음 얘기가 나왔을 때 일을 빨리 마무리 지었어야 했는데 지금은 투표용지 인쇄까지 시작된 상태여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된 이상 3자 구도를 유지하며 김 후보의 지지율을 30%대 중반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에 치중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양 후보 진영이 단일화를 놓고 서로 자신의 얘기만 하다가 투표용지 인쇄라는 일종의 데드라인을 넘겨버렸다"며 "김 후보가 그동안 노선 '우클릭'과 같은 몇가지 요구사항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는데 안 후보가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실상 논의가 시작 조차 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후보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 차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이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후보 단일화라는 현실적인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후보와 안 후보가 나란히 선거에 출마했을 경우 3위에 머무는 후보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단일화 불발에 따른 선거 패배 책임은 3위 후보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에 막판 대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는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단일화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뿐 그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진 않았다"며 "대권까지 바라보고 있는 안 후보 역시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에 밀려 3위를 차지했을 경우 사실상 정치인생이 끝날 수 있기 때문에 단일화 카드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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