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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스포츠 세단의 표본,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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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스포츠 세단의 표본,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입력
2018.05.2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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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30i test (1)
BMW 330i test (1)

스포츠 세단의 정석이자, 프리미엄 세단의 아이콘과 같은 BMW 3 시리즈의 주요 모델 중 하나인 330i M 스포츠 패키지를 만났다.

이번 시승은 여러 생각을 들게 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름에 있었다. 으레 ‘30i’라고 한다면 직렬 6기통 3.0L 엔진의 탑재가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2.0L 터보 엔진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3 시리즈가 곧 새로운 세대를 알릴 예정이니 현행의 황혼에 가까워지는 지금 3 시리즈는 과연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지 궁금했다.

BMW 330i test (2)
BMW 330i test (2)

당당한 키드니 그릴의 세단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정말 이 체격이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에 작은 편에 속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실제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4,633mm의 전장과 1,811mm의 전폭 그리고 1,429mm의 전고를 갖춰 경쟁 모델대비 전장이 소폭 짧은 편이다. 대신 롱 노즈, 숏 데크의 실루엣으로 스포츠 세단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낸다.

BMW 330i test (3)
BMW 330i test (3)

디자인에 있어서는 이젠 유니크하거나 독보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대중적인 모습이다. 거대한 키드니 그릴과 독특한 앞트임 헤드라이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모습도 이미 익숙한 모습이다. 대신 BMW M3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전면 범퍼를 적용해 카리스마를 살린 모습이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추가적인 기교가 더 돋보인다. 좋은 예가 검은색으로 색칠된 키드니 그릴일 것이다. 실제 BMW는 고성능 모델의 경우 키드니 그릴을 검은색으로 칠하는 경우가 많은데 330i M 스포츠 패키지 역시 이러한 변화를 통해 고성능 모델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BMW 330i test (4)
BMW 330i test (4)

측면은 사실 일반적인 3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차량의 전체적인 실루엣과 강인한 캐릭터 라인 등에서 BMW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네 바퀴에 자리한 M 엠블럼이 자리한 18인치 트윈 5-스포크 알로이 휠과 프론트 펜더 쪽의 M 엠블럼으로 다이내믹한 감성을 살린 것이다. 타이어는 전륜 225/45 R18, 후륜 255/40 R18 규격이다.

BMW 330i test (5)
BMW 330i test (5)

후면은 단조로운 모습이다. BMW 고유의 디자인이 느껴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강인하게 볼륨감을 강조한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후면 범퍼의 조합이 중심을 잡는다. 재미있는 점은 그 동안 xDrive 모델을 자주 시승했던 탓인지 후면에 xDrive 엠블럼이 없다는 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법 고성능 모델에 M 스포츠 패키지까지 적용되었는데 듀얼 타입의 머플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BMW 330i test (6)
BMW 330i test (6)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의 실내 공간

실내 공간은 BMW 3 시리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된 멀티-레이어드 대시보드 디자인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는 센터페시아 및 컨트롤 패널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iDrive 컨트롤 다이얼을 중심으로 하는 비대칭 구조의 센터 터널이 자리하며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요소 별로 본다면 디지털 계기판이 화려한 감성을 더하며 M 엠블럼이 더해진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통해 다이내믹한 감성을 연출한다. 게다가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해상도와 다양한 그래픽 효과로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BMW 330i test (7)
BMW 330i test (7)

예전에는 BMW의 내비게이션 그래픽이나 그 사용법에 있어 답답함이 많았는데 이제는 정말 많이 개선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실제 국산 차량이 아닌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쉬움은 있다. BMW 내에서는 엔트리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소재의 구성에 있어서 경쟁 모델 대비 고급스러운 감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점이다. 특히 소재에 있어서는 비용 절감에 대한 의지가 많이 담긴 느낌이었으며 M 스포츠 패키지라는 이름 아래 실내 공간에 더해진 것이 스티어링 휠 하나 뿐인 건 너무 매정한 건 아닐까?

BMW 330i test (8)
BMW 330i test (8)

패키징 부분에서는 나무랄 것이 없다. 실제 1열 공간은 BMW의 깔끔하고 넉넉한 패키징이 돋보인다. 밝은 탄 컬러의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제대로 뒷받침하며 이상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해준다. 레그룸이 조금 짧게 느낄 수 있지만 충분히 만족스럽고 헤드룸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만족과 동시에 조금 더 스포티한 느낌의 시트가 적용되었다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BMW 330i test (9)
BMW 330i test (9)

2열 공간을 보면 데뷔 초기 광활하게 느껴졌던 공간이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3 시리즈는 패밀리 세단으로 충분히 2열 공간을 갖췄고 2,810mm의 긴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레그룸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게다가 4도어 쿠페의 홍수 속에서도 ‘제대로 된 살롱’의 루프 라인을 그려 헤드룸이 넉넉하다.

BMW 330i test (10)
BMW 330i test (10)

적재 공간은 480L로 준수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트렁크 게이트의 형태도 좋은 편이며 적재 공간의 높이나 너비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게다가 2열 시트의 분할 폴딩 기능을 통해 상황에 따라 더욱 넓은 적재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BMW 330i test (11)
BMW 330i test (11)

252마력을 내는 2.0L 트윈 파워 터보 엔진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보닛 아래에는 이름만 보면 6기통 엔진이 자리할 것 같지만 막상엔진룸 안쪽에는 2.0L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기존의 328i에 적용된 것을 개선하여 최고 출력을 252마력으로 끌어 올린 사양이다. 참고로 최대 토크는 35.7kg.m에 이른다.

이 엔진은 8단 스포츠 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 출력을 전하며 이를 통해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정지 상태에서 단 5.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주파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 역시 250km/h에서 전자적으로 제어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1.3km/L(도심 9.9km/L 고속 13.8km/L)다.

BMW 330i test (12)
BMW 330i test (12)

완숙미가 돋보이는 BMW 스포츠 세단

최근의 BMW들은 너무 성숙해졌다. 여전히 다이내믹한 감성은 가지고 있지만 과거의 그 ‘울티메이트 드라이빙 머신’ 슬로건을 내세웠을 무렵의 쾌감이나 짜릿한 맛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로 BMW의 차량들이 얻은 것이 있다. 바로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주황색 차체로 드라마틱한 감성을 연출하는 330i M 스포츠 패키지 역시 비슷했다. 솔직히 강렬한 외관만 본다면 아스팔트를 물어 뜯고, 후륜을 열심히 흘리면서 코너를 파고들 것 같은 존재였지만 분명 드라이빙에 있어서 달려야 할 때와 숨을 죽이고 속도를 유지해야 할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명확히 이해하는 눈치였다.

BMW 330i test (13)
BMW 330i test (13)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드라이빙 포지션을 조율하면 가장 먼저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시각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다만 사이드 미러나 룸미러 등의 시야가 다소 좁거나 손에 닿는 소재의 아쉬움이 명확히 드러나는 점은 향후 신형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기어 레버를 당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로 옮기지 않는 이상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필요 이상으로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 와중에서 매끄러운 엔진의 반응이나 회전 질감은 좋은 차량이라는 것이 어떤 차량인지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BMW 330i test (14)
BMW 330i test (14)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니 한층 폭 넓은 RPM 활용을 선보이며 가속하는 모습이다.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3 시리즈의 체격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해서라면 절묘한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더 강렬한 가속을 원하기도 했지만 이정도로도 스포츠 세단의 가치는 충분하다.

변속기는 군더더기 없다. M 스타일이 아니라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는 기어 레버가 아쉽지만 스티어링 휠 뒤쪽의 패들 쉬프트를 당기며 스포티한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게다가 컴포트, 에코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추구하는 드라이빙에 맞춰 최적의 변속, 반응 등을 보여줘 만족감을 높였다.

BMW 330i test (15)
BMW 330i test (15)

차량의 움직임은 여느 BMW와 마찬가지로 시대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330i M 스포츠 패키지에는 막상 M 스포츠 서스펜션이나 M 스포츠 브레이크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상적인 드라이빙’ 상황에서는 훨씬 다루기 좋고 편안 느낌이 든다. 게다가 기본적인 성능에 있어서 3 시리즈가 결코 부족함이 없어 부가적인 개선의 필요성도 크지 않았다.

조향의 감성은 날렵하고 또 기민하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크지 않은데 그 조향에 대한 차량의 반응이 날렵하다. 게다가 노면에서 느껴지는 정보도 정직하게 전해지기 때문에 다루는 즐거움을 강조한다.

코너를 돌 때 피드백이 크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는 BMW 고유의 ‘스릴과 재미’의 영역이다. 다만 그 피드백에 ‘내가 운전을 잘한다’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스릴은 ‘한계의 아슬아슬함’이지 100%의 이상적인 주행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3 시리즈보다 더 강력한 코너링을 가진 차량도 많다.

BMW 330i test (16)
BMW 330i test (16)

다만 연이은 충격이 이어지거나 자잘한 진동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는 차체 내에 흘러드는 진동을 제대로 상쇄하지 못하는 독일차 특유의 반응을 드러내 탑승자를 다소 머리 아프게 하는 현상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는 도로 사정이 독일과 한국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 3 시리즈의 잘못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드라이빙에 집중하며 순간 330i xDrive가 후륜 구동이라는 점을 순간 망각했다. 코너 상황에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며 후륜이 미끄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엑셀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는데 330i M 스포츠 패키지도 기민하게 제어를 하며 차체를 다시 보듬으며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세우며 뛰어난 전자제어의 효과 또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BMW 330i test (17)
BMW 330i test (17)

한편 330i M 스포츠 패키지를 타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바로 효율성에 있었다. 정속 주행이라고는 하지만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자유로 50km 주행에서 리터 당 18.2km에 이르는 뛰어난 효율성을 과시했던 것이다. 물론 이 차량을 타며 연비를 얼마냐 신경 쓸지 모르겠지만 상황에 따라 효율적인 드라이빙도 가능함을 입증한 것이다.

좋은점: 완성도 높고 다루기 좋은 스포츠 세단

아쉬운점: 완벽하지 않은 M 스포츠 패키지, 더 이상 군림하지 않는 스포츠 드라이빙

BMW 330i test (18)
BMW 330i test (18)

그럼에도 정석과 같은 존재,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아쉬운 점이 있다. 과거처럼 경쟁 모델을 압도할 수 있는 드라이빙을 갖췄거나 보는 이를 매료시키는 완벽한 고급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또 가격적인 매력이 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330i M 스포츠 패키지를 택할 이유가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 올린 3 시리즈의 역사와 가치가 여전히 존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과 프리미엄 모델로서의 존재감, 그리고 드라이빙의 여유까지 갖춘 올라운더 스포츠 세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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