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방식ㆍ체제보장 이견 풀어야
결과 도출 여부에 정상회담 운명 달려
#2주 남짓 남아 기본 골격 합의 집중
북미, 싱가포르선 의전ㆍ경호 실무협상
#트럼프ㆍ아베, 북미 회담 전 회담 갖기로
미국과 북한 대표단이 27일부터 판문점에서 진행 중인 실무 협상이 6ㆍ12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북핵 문제에 대한 양측 전문가들이 참가해 비핵화라는 본질적 사안을 놓고 승부에 나선 만큼 결과 도출 여부에 따라 정상회담의 운명도 달라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미국 팀이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준비를 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며 실무 협상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진실로 북한이 눈부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적, 재정적 강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정은도 이 점에서 나와 의견을 같이 한다. 그것은 일어날 것이다!"라며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내 최고의 북핵 협상 적임자로 꼽히는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협상단은 최선희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최강일 아메리카국 부국장 등이 나선 북한 협상단과 비핵화방식과 체제보장 등 핵심 쟁점에서 북미 간 복잡한 이견을 풀어내야 한다.
장외 공방을 통한 기싸움이나, 정보라인을 통한 의중 탐색의 접촉 방식에서 벗어나 북미 당국자들이 직접 협상카드를 꺼내 보이며 실질적인 합의 도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협상 성과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 윤곽이 나올 수 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추 공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큰 진전이다”라며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기회”라고 말했다. CNN 방송도 “미국 실무진의 북한 방문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6월 12일까지 남은 촉박한 시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대통령은 중대한 합의가 있을 때까진 회담장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같은 합의에 도달할 시간이 있느냐이다”라고 말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까지 2년여가 걸린 점을 감안하면 방대한 규모의 북핵 문제를 다루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 과정의 세부 사항보다는 비핵화 로드맵의 원칙과 시간표, 추가 협상을 위한 기본 골격을 합의하는 데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판문점과는 별도로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의전과 경호 등을 두고 별도의 북미간 실무 협상도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대표단 30여명이 싱가포르로 향했고 북한 측에선 ‘김정은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28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도록 북미 양측 모두 만반의 준비에 나선 것이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 후 “북미 정상회담 전에 미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6, 7일쯤 방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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