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만점 활약 이승우 “꿈꿔왔던 무대, 꿈을 이뤄 기쁘다”

“스웨덴, 멕시코는 온두라스보다 2~3배는 강할 것이다.”
온두라스전 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의 솔직한 심정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이승우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의 결승골, 문선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가상의 멕시코’ 온두라스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듯싶지만 태극전사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오늘 승리에 만족하는 선수는 없을 거다. 온두라스 선수들을 낮게 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본선에서 만날 스웨덴, 멕시코는 온두라스보다 2~3배는 강할 거다. 우리도 오늘보다 백 배 이상 잘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본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결승골을 넣은 소감을 묻자 그는 “나라를 대표해 경기를 뛰는 것도 늘 자랑스러운데 골을 넣으면 기분이 참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인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자신의 결승골까지 도운 후배 이승우에 대해 손흥민은 “승우를 보니 저의 데뷔전이 많이 생각났다. 아직 어리지만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다. 이승우가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선배로서 돕겠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A매치 데뷔전 소감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였는데 그 꿈을 이뤄서 기쁘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 역시 “내가 뭔가를 해서 골을 넣고 기록을 좋게 하는 것보다 형들에게 좋은 찬스를 연결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체격이 작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 이야기는 수 없이 들었다. 스피드 같은 것으로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리그를 소화하며) 몸싸움 같은 것도 많이 준비했다”고 당차게 답했다.
신 감독은 이승우에 대해 “역시 악착같이 센스 있는 축구를 구사했다. (작년에) U-20 팀에서 같이 해봐서인지 내가 뭘 원하는지 많이 파악하고 있었다”며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많이 캐치했다. 내 머리 속의 생각을 이미 알고서 하는 것 같았다”고 엄지를 들었다.
역대 33번째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주인공 문선민은 이날 자신의 경기력을 점수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10점 만점에 5점이다”고 인색한 평을 내렸다. 그는 “오늘 골을 넣었지만 의욕이 넘쳐 잔 실수가 많았다. 앞으로 더 준비를 잘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구=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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