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마지막 본회의 열었지만
여야 협상결렬로 표결도 못부쳐
물관리일원화 등 90여건 처리
권성동 체포동의안 보고 불구
휴식기 돌입해 처리 일정 불투명
20대 국회 전반기 마지막 본회의가 28일 열렸지만 여야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남북해빙무드 속에 기대를 모았던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 통과가 불발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2시 본회의를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물관리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90여건을 처리하며 올해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물관리일원화법안이 이날 통과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정부 조직 작업이 완료됐다.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정의당이 본회의 전 최저임금 개악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여야 의원 8명이 번갈아 토론을 하면서 찬반이 첨예하게 갈렸지만 투표를 거쳐 최종 통과됐다.
하지만 이날 90번째로 본회의에 상정된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은 여야 협상 결렬로 아예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다. 앞서 여야는 지난 18일 국회 정상화 합의 당시 이날 본회의에서 지지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합의했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 변화에 따른 각 당의 입장변화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양당은 이날 본회의 전부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증거’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놓고 이날까지도 신경전을 벌였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미북 정상회담이 난관에 봉착했던 것도 결국 북핵 폐기 때문”이라며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 결의문을 국회가 의결하면서 그런 핵심적인 내용이 빠지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에서 “오전 지지결의안 논의에서 한국당이 새로운 제안을 들고나와 우려가 크다”면서 “한국당은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회동을 통해 결의안 표현 조정에 나섰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본회의 중에도 여야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들이 만나 협의를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 결국 실패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강원랜드 채용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한국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보고됐다. 절차상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표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로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의 임기가 마무리되고 국회가 사실상 휴식기에 돌입함에 따라 다음 일정을 잡을 수 없는 상태다. 한국당은 우선 원구성과 남북ㆍ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 등을 위해 6월 국회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의장 공석에 따라 본회의 개최는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지방선거 이후 여야의 수싸움을 감안해 늦으면 8월 초까지 원 구성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만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21일 염동렬ㆍ홍문종 한국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이어 권 의원에 대한 표결도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방탄국회’ ‘제 식구 감싸는 국회’라는 여론의 비판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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