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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소 소동 주역’ 최선희가 최전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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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소 소동 주역’ 최선희가 최전선에

입력
2018.05.28 17: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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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실무협상 라인업

북미협상 경험 많고 강단 있는 성격

‘자중’ 예상 깨고 협상 전면에 등장

김영철과 방한했던 최강일도 참석

싱가포르는 ‘집사’ 김창선이 맡아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판문점 통일각에서 27일부터 진행된 북미 간 실무협상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대표로 나서며 외교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 협상에 잔뼈가 굵은 데다 강단 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맞은 편에 앉은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상은 지난 26일 개인 명의 담화를 발표하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이름 석자를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이 담화를 문제 삼아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서한을 공개했고, 최 부상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의 장본인이 됐다. 때문에 당분간 북미협상의 뒤켠으로 물러나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되레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대표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비확산회의 '동북아 안보'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비확산회의 '동북아 안보'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부상은 1990년대 말부터 북미 회담과 6자회담 등 주요 협상장에서 북미 협상 베테랑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수행원이자 영어 동시 통역사로 활동해왔다. 상대편 통역 오류를 곧바로 지적하거나 북측 대표의 말을 자신의 의중대로 통역하는 등 단순 통역사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해왔다는 게 그를 만나본 외교관들의 전언이다.

2010년 북미국 부국장에 이어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6자회담에 차석대표로 참석했으며, 2016년 북미국 국장에 오르는 등 북미협상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아오다 올해 3월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북한 권력 서열 3위였던 최영림 내각 총리의 수양 딸로 알려졌다. 국제회의 석상에서 보여온 최 부상의 옷차림이 고급 제품이어서 외교가에선 그가 명품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왔다.

실무접촉에는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국장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가 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방한한 바 있다. 3월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ㆍ북ㆍ미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미국연구소 부소장 자격으로 참가하는 등 대미접촉 면적을 꾸준히 늘려왔다.

한편 통일각 실무협상과는 별도로 북미 정상회담 의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싱가포르 실무협상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우리의 청와대 비서실 격인 북한 서기실에서 일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에 들어서도 비슷한 역할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북한 대남비서였던 김용순이 방남했을 당시 박성천이라는 가명으로 함께 방남한 바 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방남했으며,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만찬 자리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외투를 받아주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뿐 아니라 북한 로열 패밀리의 동선과 의전을 담당하는 핵심 측근으로 평가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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