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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회담 성공 분수령 될 판문점 실무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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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회담 성공 분수령 될 판문점 실무협상

입력
2018.05.28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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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판문점과 싱가포르 투트랙 조율

비핵화와 체제보장 맞교환 집중 논의

중국 변수 등 ‘디테일의 악마’ 유의해야

북미가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의전ㆍ경호팀이 싱가포르로 출발했고, 판문점에서는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핵심 의제인 비핵화를 두고 최종 조율에 나섰다. 북미가 남은 2주일 동안 과감하고 진지한 실무협상으로 역사적인 비핵화 담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회담의 성패는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실무협상이 좌우할 전망이다. 양국이 회담의 틀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 과정에서 비핵화 방식의 총론에는 대체로 접근한 만큼 결과가 아주 어둡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단 기간의 단계적 비핵화를 인정하며 강경한 일괄타결 방식에서 한 발 물러났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모델’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이견을 크게 좁혔기 때문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강한 비핵화 의지를 밝혀 미국의 불신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로써 실무협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체제보장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 체계가 잡혔다 해도 낙관은 섣부르다.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만 해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반출하는 방법과 시기는 물론,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등의 핵물질을 제거하고 이행을 검증하는 방식까지 양측이 협의해야 할 사안이 산더미 같다. 북한의 이 같은 비핵화 프로세스를 미국이 원하는 1~2년의 최단 기간 내 이행하는 것도 어렵지만, 여기에 맞춰 북미 수교나 종전협정 체결 등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방안을 배열하는 것도 복잡한 문제다. 미국이 실무협상에서 핵탄두 20기의 조기 반출을 요구해 북한이 난색을 표했다는 보도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북미 사전협상과 별개로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2차 방북 이후 북한 태도가 변했다며 중국을 배후로 지목한 뒤 회담을 전격 취소했던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개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남북미 3국 정상의 종전선언까지 기대하지만 어디까지나 북미 정상회담 성사가 우선이다.

북미가 적대해 온 70년 세월을 감안하면 정상회담까지 남은 2주일은 매우 촉박한 시간이다. 하지만 양국이 높은 불신의 벽을 허물고 실무협상 테이블에 앉은 만큼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밀도 있는 협의를 한다면 의미있는 결실이 불가능하지 않다. 양국 실무팀이 최대한 세부 합의에 도달해 양국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역사적인 합의에 서명하는 세리머니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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