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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6자회담 붕괴 지켜본 ‘산증인’… 美 “실패 답습 않겠다”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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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6자회담 붕괴 지켜본 ‘산증인’… 美 “실패 답습 않겠다” 의지

입력
2018.05.28 16:3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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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자회담 팀장~수석대표까지 역임

美정부 최고의 북핵 협상 전문가

북핵 기술력ㆍ협상전략 등 잘 알아

#후커 백악관 보좌관도 ‘한국통’

국방부 인사 슈라이버 차관보는

한반도 군사훈련 등 현안 다룰 듯

#판문점ㆍ싱가포르ㆍ별도 CIA팀

투 트랙 넘어 ‘스리 트랙’ 가동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 협상 미국 측 대표단에 포함된 성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왼쪽부터)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연합뉴스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 협상 미국 측 대표단에 포함된 성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왼쪽부터)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연합뉴스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는 북미간 실무 협상에는 상대를 꿰차고 있는 양측의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 북한에선 최선희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과 최강일 아메리카국 부국장 등이 나서고, 미국 측에선 성김 주필리핀 대사, 엘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이 포함됐다.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끄는 김 대사는 미 행정부 내에서 최고의 북핵 협상 적임자다. 2000년대 중반 북핵 6자 회담의 실무 팀장에서 수석대표까지 맡으며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협상의 역사와 함께 커리어를 쌓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북핵 협상이 오랫동안 중단돼 북핵 협상 경험자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소방수 역할로 긴급 투입된 것이다.

김 대사는 주한 미 대사관 근무 등을 거쳐 2006년부터 국무부 한국과장을 맡아 당시 6자 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밑에서 북한 영변 핵 시설을 숱하게 오가며 실무 역할을 맡았다. 2008년 평양에 들어가 북한의 방대한 핵 신고 자료를 받아오고, 영변 냉각탑 폭파 현장에 미국 측 대표로 참관한 이도 그였다. 그 해 하반기부터 2011년까지 6자 회담 특사를 맡았던 그는 이후 주한 미 대사(2011~2014년), 6자 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2014~2016년)를 역임했다.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조치를 이끌어낸 실무 주역이었지만, 6자 회담의 붕괴 과정 역시 지켜본 것이다. 북한의 핵 시설과 핵능력 등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북핵 협상의 방향을 역시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관료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번 실무 협상이 촉박한 시일 내에 복잡한 난제를 다뤄야 하는 상황이지만, 김 대사의 합류로 안정감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와 같은 북핵 협상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과거 협상에 깊이 관여한 그가 그 틀을 뛰어 넘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지가 최대 숙제인 셈이다.

백악관 인사로 실무 협상에 참여하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도 북한과의 접촉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한국통’이다. 국무부 정보분석국에서 10년 이상 한반도를 비롯해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분석가로 활동하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 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협상할 때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서도 한반도 담당 보좌관으로 계속 자리를 지키면서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미 정부 대표단을 이끈 이방카 트럼프를 수행해 방한하기도 했다.

국방부 인사로 참여하는 슈라이버 차관보는 국방 측면에서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만큼 군사훈련 등 민감한 안보 현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1~2003년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의 비서실장, 2003년부터 2004년까지는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국방부 아태차관보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함께 미 행정부의 ‘한국 총괄 3인방’으로 불린다.

한편 AP통신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양국 간 실무 협상이 이들 ‘판문점팀’과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싱가포르팀’ 외에, 중앙정보국(CIA) 차원의 별도 채널을 통해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당초 알려진 투 트랙을 넘어, 실제로는 ‘스리(three) 트랙’ 협상이라는 얘기다. 통신은 ‘CIA팀’과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CIA 국장 시절 만든 ‘CIA 코리아미션 센터(KMC)’로 추정되며, 판문점팀의 실무회담 보완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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