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8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경유해 싱가포르로 향했다. 전날부터 판문점에서 북미 간 비핵화 방식 등 의제 협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싱가포르에서도 의전ㆍ경호 관련 협의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6ㆍ12 북미 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김 부장이 오전에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과 의전ㆍ경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가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을 비롯한 북측 실무대표단 8명은 주중 싱가포르대사관으로부터 발급받은 비자로 이날 오후 4시35분 싱가포르로 가는 싱가포르항공 SQ807편에 탑승했다. 해당 항공편이 있는 서우두공항 3터미널에는 정오무렵부터 중국 측이 마련한 사이드카 50여대가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김 부장과 미국 측 실무진의 협의는 오는 29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북측과 의전ㆍ경호 문제를 논의할 대표단 30여명이 27일 싱가포르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실질적인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노동당 서기실의 실세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함께 내려왔고, 지난 4월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ㆍ경호ㆍ보도분야 실무 협의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가했다.
앞서 김 부장은 지난 24일 베이징에 왔다가 26일 귀국했었다. 당시 그는 싱가포르로 가서 미국 측과 실무 준비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통해 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선언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그가 중국 외교를 담당하는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과 동행한 것으로 미뤄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갈 때 중국에서 항공정비 등을 위해 잠시 머무는 동안의 의전 문제를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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