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북도 박찬우 사회적경제과장
일본에서 유학 도중 귀국해
국내 첫 민간 협동조합 설립
전준한 사회적경제 되새기는
제1회 공모전 개최해 시상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오늘날 우리는 전준한 선생이 중요하게 생각한 협동과 연대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경북도가 '제1회 전준한 사회적경제 공모전'을 연다. 1927년 국내 최초로 민간 협동조합인 상주시 ‘함창협동조합’을 설립한 전준한(1898~1967) 선생을 기리고,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앞장선 단체나 인물 등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시장ㆍ군수ㆍ중간지원기관의 추천을 받아 지역과소셜비즈 홈페이지(www.sebiz.or.kr)에서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한 뒤 이메일(master@sebiz.or.kr)이나 우편,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시상식은 7월24일 실시할 예정이다.
박찬우 경북도 사회적경제과장은 “전준한 선생은 일본에서 유학 도중 귀국해 함창협동조합을 설립한 사회적경제의 선구자”라며 “민주적인 출자방식이나 춘궁기에 조를 저가에 판매하는 농민구휼사업, 야학 운영 등 현대 협동조합의 기틀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전준한 선생은 동학농민혁명이 끝난 3년 뒤인 1898년 상주 함창에서 평범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도쿄 유학시절 동생이 설립한 ‘협동조합운동사’ 회원으로 활동하다 귀국해 1927년 1월 함창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상주함창협동조합은 창립 6개월 만에 조합원 수 422명, 하루 평균 매출 26원(현재 가격 환산 약 200만원), 취급물품 100여 종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여자 야학을 열어 조합에서 교육비를 댈 정도가 됐다.
이후 전국에서 유사 조합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1930년엔 수백 개에 달했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이 시작됐고, 그 세력은 급격히 위축됐다. 전 선생은 해방 후 협동조합운동을 재개, 평생을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살았다.
박 과장은 “상주함창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을 단순히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돕고 민주적인 운영으로 대중의 경제력 향상을 꾀한 사회운동으로 의의가 있다”고 피력했다. 또 “그는 ’함께’라는 가치를 우선시하고, 사회적 목적에 부응코자 했기 때문에 조합원에게는 교육과 훈련을, 리더는 인격적 신망과 자기희생을 강조했다”며 “이는 현재 사회적경제 모델에서도 다방면에서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전준한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은 사회적경제 모델의 모범사례로 경북청년자립단체 '바름협동조합'을 꼽았다.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청년들의 탈지방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2030 청년들이 2015년 2월 경북 안동에서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박 과장은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영상콘텐츠 제작 등으로 지역사회와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2016년엔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공모전 시상식에 이어 협동조합 발상지인 상주시를 재조명하는 포럼도 열 계획이다. 전준한 선생의 정신을 잇는 경북의 사회적경제 청년 기업들도 초청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역사를 배우고, 사회적 기업 제품들도 홍보하는 ‘협동조합 역사문화관’을 경북 상주시에 개관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최초로 설립된 민간협동조합인 상주함창협동조합 전준한 선생의 설립이념을 재조명하고 이를 계승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협동조합 모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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