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우성1 등 시세차익 '수억원' 전망…하남 등 '수도권 로또' 견본주택 인산인해
기존 거래시장 '썰렁', 분양시장 '후끈'…양극화 심화할 듯
다음달부터 다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변 시세보다 싼 새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전역에 걸쳐 분양가 통제에 나서면서 지난 3월 '개포 디에이치자이'를 잇는 '로또 아파트'가 나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각종 정부 규제책으로 침체한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신규 분양시장은 청약 과열이 나타나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 "시세보다 3억∼4억 싸다"…로또 아파트 줄줄이 분양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6월 분양 예정인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 래미안 아파트가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단지로 부상하며 청약 예정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HUG는 현재 강남을 비롯한 서울·과천 등지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정하고, 인근 지역에서 1년 전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분양가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인근에서 1년 전에 분양된 아파트가 없는 경우에는 직전 분양가의 110%까지 인상을 허용한다.
이 잣대를 적용하면 서초 우성1차의 분양가는 지난해 9월 분양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평균 분양가(3.3㎡당 평균 4천250만원) 수준을 넘지 못한다.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5억4천만∼15억5천만원 선이었다. 서초 우성1차 바로 맞은 편에 올해 초 입주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S는 단지 규모가 537가구로 서초 우성1차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전용 84㎡의 매물이 18억5천만∼19억5천만원 선에 나와 있다.
서초 우성1차의 전용 84㎡가 15억원대에 책정될 경우 당장 인근 시세 대비 최소 3억∼4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대출이 안 되는데도 시세차익을 기대한 청약 대기자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청약 경쟁률이 꽤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다음달께 분양될 강동구 고덕 주공6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자이'도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로 꼽힌다. 고덕 자이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분양한 '고덕 아르테온'의 분양가가 준용될 것으로 보인다.
고덕 아르테온의 전용 84㎡ 분양가는 8억4천만원선. 현재 인근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 매물이 현재 10억∼11억원 선, 작년 3월 입주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가 10억3천만∼11억원대인 것을 감안해 업계에선 2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로또 아파트 분양이 계속된다.
강남권에서는 7월께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상아 2차'와 서초구 '삼호가든 3차' 분양이 대기 중이다. 이어 11월에 서초 우성1차 바로 옆에 있는 '서초그랑자이'가 분양된다.
HUG의 분양가 산정 기준을 적용하면 모두 인근 아파트 분양가를 넘지 못해 주변 시세대비 최소 3억∼4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비강남권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도 적지 않은 시세차익으로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6월 분양 예정인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1구역 '힐스테이트 신촌'과 양천구 신정2재정비촉진구역 1지구에 들어서는 '래미안 목동아델리체'는 예상 분양가가 3.3㎡당 2천300만∼2천400만원 선이다. 이 경우 주변 시세대비 2억∼3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분양가 협의 과정 진통도…기존 주택 vs 청약시장 양극화 심화
그러나 분양에 앞서 HUG와 재건축 조합, 건설사간 분양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분양일정이 지연되는 등 진통도 겪고 있다.
서초 우성1차와 강동구 고덕자이는 HUG와 분양가 협의가 지연되면서 일반분양 일정이 당초 이달 중순에서 다음달 이후로 연기됐다.
두 단지는 HUG와 3.3㎡당 분양가 산정 방식으로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2016년 1월 19일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법 시행 후 건축허가를 받은 단지들은 장애인용(일반인 겸용) 승강기 바닥 면적을 공급면적에 포함하지 않도록 하면서 일부 일반분양 가구 수가 늘어나는 혜택을 보게 됐지만, 공급면적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HUG는 3.3㎡당 분양가의 잣대를 전용이 아닌 공급면적으로 따지기 때문에 이 경우 전용면적 기준으로 똑같은 분양가를 적용해도 공급면적이 감소하면서 3.3㎡당 분양가가 높아지게 된다.
고덕 자이의 경우 건축법 개정 이후 건축허가를 받아 앞서 분양한 아파트에 비해 공급면적이 가구당 5㎡가량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84㎡를 8억5천만원에 분양한다고 가정할 때 종전에 분양된 아파트는 공급면적 '115㎡(약 34.8평형)'로 나눠 3.3㎡당 2천450만원이 되지만 고덕 자이처럼 승강기 면적이 공급면적에서 빠진 경우는 공급면적이 110㎡(약 33.3평)로 줄어들면서 3.3㎡당 분양가가 2천550만원으로 높아진다"며 "공급면적이 줄어들어 분양가 책정에서 불리해진 경우"라고 말했다.
HUG는 현재 이 문제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놓고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이달 말까지 분양보증서 발급을 보류한 상태다. 서초 우성1차는 단지 내 마감재 적용과 관련해서도 HUG와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새 아파트 분양가-주변 시세'와의 격차로 인해 기존 주택 거래시장은 외면받고, 새 아파트에는 청약과열이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는 특별공급도 제외하면서 일반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분양가가 저렴한 아파트에도 청약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다.
앞서 '수도권 로또'로 불린 하남 감일공공택지의 '하남 포웰시티'는 이달 초 1순위 청약에서 5만5천여명의 청약 인파가 몰리며 평균 26.3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고, 25일 견본주택을 공개한 하남 미사강변도시 '미사역 파라곤'에는 주말 사흘간 6만5천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두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이상 싼 분양가 때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대거 몰린 결과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기존 아파트 시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와 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반면 새 아파트는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며 "특히 새 아파트 중에서도 시세차익이 가능한 단지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