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을 찾아 폭스바겐의 새로운 차량, 아테온과 신형 티구안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의 기억 속에서는 폭스바겐의 터전이라 할 수 있던 ‘아우토슈타트’에서의 일들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 바로 시간의 집이라 불리는 폭스바겐의 자동차 박물관 ‘자이츠 하우스’를 방문한 일이었다.
그 안에는 폭스바겐과 폭스바겐 그룹은 물론 전세계 다양한 차량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차량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란치아의 열정이 담긴 랠리 037(그룹 B)
좋게 표현하여 '기술력 중심의 시대'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조금은 '미쳤던' 시절, 그룹 B의 레이스카들은 양산 차량을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들과 프레임 위에 '양산 차량의 카울'을 씌운 실루엣 레이스카들이 공존했다.
1983년 등장한, 란치아의 열정이 가득 담긴 랠리 037은 실루엣 레이스카의 대표적인 존재로서 '독일의 랠리 영웅' 발터 뢰를과 그의 파트너인 크리스티앙 가이스트되어퍼와 호흡을 맞춘 차량 중 하나다.
몬테카를로의 바디를 얹은 괴물
란치아 랠리 037의 외형은 몬테카를로의 스포츠 쿠페, 몬테카를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실루엣 레이스카이기 때문에 외형의 주요 패널 및 실내 일부 패널을 제외한 모든 부품을 새롭게 개발, 제작했다.
실루엣 레이스카라고는 하지만 원작 차량의 영향을 많이 받은 랠리 037은 전체적인 비례는 그대로 유지했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3,890mm와 1,850mm, 그리고 1,240mm으로 몬테카를로와 상당히 유사하다. 휠베이스 역시 2,424mm로 비슷하다.
한편 흰 배경에 마티니의 감성이 가득 담긴 리버리와 레이스카 고유의 데칼이 적용된 차체에는 빌스테임의 고성능 서스펜션 시스템과 피렐리 P7 코르사 등 고품질의 부품이 탑재됬고, 경량화를 거쳐 단 980kg에 불과한 공차중량을 가지게 되었다.
란치아 랠리 037는 2.0L 슈퍼차지드 엔진을 시트 위에 배치하하고 후륜을 굴려 주행 성능의 극대화를 이뤄냈다. 특히 2.0L의 배기량에서 발산되는 320마력, 30.5kg.m의 토크는 기술적인 규정 제한이 없다면 더욱 강력한 출력을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의 랠리카와는 달리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더욱 극한의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드라이버의 뛰어난 드라이빙 스킬을 확인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이 엔진을 기반으로 랠리 037은 다양한 노면을 말 그대로 '날아 다닐 정도'였다. 최고 속도는 랠리카의 특성 상 230km/h에 불과했지만 막상 랠리 무대에서 최고 속도를 낼 일은 많지 않았다.
한편 마니티 레이싱은 발터 뢰를과 란치아 랠리 037을 앞세워 1983년 그룹 B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랠리 037의 기본 모델, 몬테카를로
란치아 몬테카를로는 1975년부터 1978년, 그리고 1980년부터 1981년 생산된 컴팩트 스포츠카로 피아트 124 쿠페의 영향을 받은 차량이다. 전세계적으로 7,798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 되었다.
몬테카를로는 미드십 후륜 구동의 레이아웃을 적용하고 2.0L 및 1.8L 가솔린 엔진을 얹고 5단 수동 변속기를 탑재했다. 디자인은 피닌파리나에서 담당하고 '베타 몬테카를로' 혹은 란치아 '스콜피온'(북미명) 등으로 판매되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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