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 주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때 교실에 있던 교사가 총에 맞으면서도 총격범을 덮친 끝에 총을 빼앗아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모두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또 벌어진 학교 총격 사건에 미국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으나, 이 교사의 용기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총격은 이날 오전 9시께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35㎞ 떨어진 노블스빌에 있는 노블스빌웨스트 중학교에서 일어났다. 한 남학생이 과학교실에서 총탄 4∼6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성이 10발 넘게 울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남학생은 곧바로 붙잡혀 구금됐다.
노블스빌 경찰서 케빈 조윗 서장은 "학생 한 명과 교사 한 명이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겼다"면서 "총격범은 구금됐고 이제는 위협이 없다"고 말했다.
총격 당시 교실에 있었다는 이 학교 7학년생 에던 스톤브레이커는 AP통신, ABC 방송 등에 "시험을 치고 있었는데 그 학생이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발사했다. 모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다들 뒤쪽으로 가서 책상과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고 급박한 상황을 묘사했다.
총격범은 교실에 있다가 볼일을 보겠다며 나간 뒤 권총 두 정을 갖고 들어와 범행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교실에는 이 학교 과학교사이자 풋볼코치를 맡은 제이슨 시먼(29)이 교단에 있었다.
에던은 "선생님이 농구공을 갖고 있었는데 그걸 재빨리 총격범에게 던지고는 그 틈을 타서 그에게 달려들었다. 태클하는 식으로 걸고넘어져 총격범을 바닥에 쓰러트렸고 총을 찰싹 쳐내 손에서 떨어지게 했다"고 말했다.
에던은 "아마 선생님이 없었다면 우리 중 더 많은 사람이 다쳤을 거라고 확신한다. 선생님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우린 뒤쪽에 웅크리고 있었지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볼 수 있었다. 테이블 사이의 틈으로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시먼은 세 군데 총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경과가 좋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먼 외에 13세 여학생이 심각한 총상을 입어 후송됐다.
시먼의 부인은 페이스북에 남편을 대신해 올린 글에서 "응급구조대와 경찰에 감사드린다. 난 다쳤지만 잘해냈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모든 아이가 잘 견뎌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당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시먼 선생님은 영웅"이라며 "그는 우리 모두를 보호해줬다"고 입을 모았다.
7학년 때 시먼이 가르쳤다는 학생 애비 탱크는 트위터에 "선생님은 코드 레드 훈련 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말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총격범은 이 학교 학생이며 시먼의 반에서 수업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학생들은 "농담을 잘하고 재미있는 아이였다. 그런 짓을 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먼은 두 아이의 아빠로 둘째는 갓 태어난 영아라고 그의 가족은 전했다.
시먼은 2007년부터 3년간 서던일리노이대학에서 풋볼 선수로 뛴 경력이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미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산타페 고교에서 이 학교 재학생인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가 엽총과 권총을 난사해 학생 8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10명을 숨지게 한 총격 참사 이후 딱 일주일 만에 일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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