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소속팀서 대부분 벤치
엔트리 발탁 놓고 곱지 않은 시선
“자격 논란 충분히 이해하고 감내”
“어느덧 30대 베테랑 책임감 느껴
후배들, 월드컵 무대 즐겼으면”
지난 14일 축구 대표팀 신태용(49) 감독이 발표한 2018 러시아월드컵 예비명단 28명에 이청용(30)의 이름이 포함되자 논란이 일었다. 이청용은 소속팀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지난 2017~18시즌 대부분을 벤치에서 생활했다. 컵대회를 포함해 10경기밖에 나서지 못 했고 이마저도 7경기는 교체 투입이었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이청용의 월드컵 엔트리 발탁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신 감독은 “이청용에게는 두 번의 월드컵 경험이 있어 놓칠 수 없었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청용은 직접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5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시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물론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최종명단에 들 수 있다는 자격을 이번 평가전에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78경기를 소화한 이청용은 월드컵 대표팀에 예비 소집된 선수들 가운데 기성용(29)에 이어 두 번째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2010년, 2014년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득점까지 했다. 이청용이 최종 23인 명단에 든다면 기성용과 함께 3회 연속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가 된다.
어느덧 30대로 접어든 이청용은 대표팀 내 위치가 과거와 다르다. 20대 어린 나이로 출전했던 지난 2번의 월드컵과 달리 이번엔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할 베테랑 선수다. 팀 내에서 이용(32), 박주호(31), 김진현(31)에 이어 4번째로 나이가 많다. 이청용은 “책임감이 막중해졌다”며 “대표팀이 어려진 만큼 나이 많은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고, 말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이란 무대가 참 즐기기 쉽지 않은 무대이지만 즐겨야지만 좋은 활약 나오기 때문에 선수들이 즐겼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 내 이청용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권창훈(24)이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오른쪽 미드필더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는 이청용밖에 남지 않았다. 대표팀이 3백 전술을 선택한다면 윙백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는 “아직 어떤 전술로 월드컵을 치를지는 선수들도 모르기에 여러 가지 방면으로 준비해야 할 거 같다”며 “지난해 10월 윙백으로 두 경기를 뛰었는데 그때 수비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함을 느꼈고, 어느 포지션에서 뛸지 모르지만 임무가 주어진다면 100%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파주=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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