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프로필ㆍ연애 빙자 사기 차단하는 기술 접목
한국에서 최초 출시 후 전 세계 확대
‘10억달러’(약 1조원).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러브 스캠’ 피해 규모다. 러브 스캠은 미혼 남녀를 연결해 주는 데이팅 서비스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연애를 빙자해 돈을 뜯어가는 사기다. 온라인으로 연애 상대를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짜 프로필을 등록하고 연애 감정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참여자 간 신뢰를 보장하는 신규 데이팅 서비스 ‘바이올라 AI’가 내년 한국에서 시작된다.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런치액츄얼리그룹의 블록체인ㆍ인공지능(AI) 기반 데이팅 서비스 ‘바이올라 AI’ 소개 간담회에서 제이미 리 런치액츄얼리그룹 공동창업자는 “한국은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빠르게 수용할 뿐 아니라 온라인 데이팅 시장이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바이올라 AI를 올해 안에 시범 서비스하고 내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치액츄얼리그룹은 2004년 싱가포르에 설립돼 아시아 6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인 동남아 최대 데이팅 기업이다. 회원 수는 140만명에 달하고 지금까지 이 업체를 통해 3,010만 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연인을 찾는 과정의 신뢰와 투명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게 이 업체의 고민이었다. 바이올렛 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미국에서만 러브 스캠이 1만5,000건 발생했고 2억1,000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났다”며 “바이올라 AI는 관계 신뢰를 보장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매칭 성공률을 높이는 AI가 접목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바이올라 AI는 우선 이용자가 올린 본인 사진과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한 얼굴 인식으로 본인의 얼굴이 맞는지 검증한다. 직업, 학력 등 다른 프로필 내용도 이 이용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 활동 정보로 거짓 여부를 판별한다. 이 검증 과정은 자동으로 진행되고 조건을 만족하면 블록체인에 데이터가 저장된다. 림 CEO는 “인증된 정보만 등록되기 때문에 기혼인 사람이 미혼으로 설정하거나 타인의 프로필을 도용하는 행위 등이 자동으로 걸러진다”고 말했다.
이후 어울리는 상대방을 찾는 작업은 AI가 돕는다. 성격과 말투 등을 분석해 상대를 추천할 뿐 아니라 선물, 데이트 코스 등도 맞춤형으로 설계해 준다. ‘러브 AI’로 불리는 이 기능에는 심리학 전공자나 관련 학위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그룹이 만든 데이터베이스(DB)가 활용된다. 일반 이용자들이 올리는 데이트 관련 유용한 정보도 DB에 축적되는데, 이 경우 정보제공자는 바이올라 AI의 자체 암호화폐인 ‘바이올라토큰’을 받게 된다. 런치액츄얼리그룹은 올 1월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200만달러(약 21억5,500만원)를 조달했다.
림 CEO는 “내가 지금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는지 믿을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한국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얻게 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도 바이올라 AI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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