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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재경색” “오히려 교류 활기”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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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재경색” “오히려 교류 활기” 전망 엇갈려

입력
2018.05.25 17: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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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엇갈린 전망 속

고위급 회담 등 지연은 불가피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남북관계에 악재일까, 호재일까. 미국이 북한을 다시 조일 경우 남북관계 재(再)경색이 불가피하다는 비관적 전망과, 대화 국면 지속을 바라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삼으려 하면서 오히려 남북 교류가 더 활기를 띨 거라는 낙관론이 교차한다.

일단 한국 시간으로 24일 밤 전격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ㆍ12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 탓에 남북관계의 미래에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초 정부는 2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가 끝나면 16일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취소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다시 제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을 방문 중이던 22일(현지시간) “맥스선더 종료일인 25일 뒤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남북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고위급 회담 재개 일정 지연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북한이 대미 대응책에 골몰하느라 남측을 신경 쓸 여유가 없을 수 있는 데다 북한의 불만이 북미 간 중재자인 남측을 향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고위급 회담이 뒤로 밀리면 4ㆍ27 판문점선언 후속 조치의 이행 방안 논의도 나아갈 수 없다. 약속대로라면 5월 중 열려야 할 장성급 회담과 3주 앞으로 다가온 6ㆍ15 남북 공동행사가 제때 개최될 수 있을지 여부가 우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착이 장기화할 경우 8ㆍ15 이산가족 상봉이나 8월 아시안게임 단일팀 협의를 위한 적십자회담ㆍ체육회담에도 차질이 생긴다.

더 큰 변수는 대북 제재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관여’인 북미 정상회담을 포기하고 ‘최대 압박’인 대북 제재 강화로 복귀할 경우 아무래도 북한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남북 경제협력 추진은 요원해진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경협 가능 분야 등을 먼저 연구하고 북미 정상회담 뒤 제재가 어느 정도 풀리면 올 가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협에 본격 착수한다는 게 문 대통령 구상이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핵 문제가 진전되고 제재가 풀려야 경협도 가능하다는 걸 아는 북한이 남북 교류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남북관계 개선에 소극성을 띨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이 정반대 선택지를 고를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북미관계가 좋지 않을 때 남북관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과거 북한의 전형성에 근거해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미 비핵화 과정에 진입한 북한이 북미 대화 중단이라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가령 북미 정상회담을 앞질러 가지 않으려고 축소해 개최할 예정이던 6ㆍ15행사를 당초 계획보다 큰 규모로 여는 것도 남북이 선택 가능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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