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 결과 발표
남녀의 성역할 고정관념 강화, 외모지상주의 부추기는 광고 여전
삼성 무풍에어컨 광고, 차눈 블랙박스 광고 등 현재 방송중인 여러 광고들이 아직까지도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거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등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와 함께 국내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모니터링은 TV(공중파ㆍ케이블), 인터넷, 극장, 바이럴을 통해 방영된 광고 중 3월 한 달 간 등록된 국내 광고 457편을 대상으로 4월 1~8일까지 실시됐다.
모니터링 결과 국내 광고 모니터링에서 나타난 성차별적 광고 수는 총 36편으로, 성평등적 광고(17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성차별적 광고의 내용으로는 주로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된 것이었으며,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거나 여성을 타자화하는 내용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인터넷과 극장에서 방영된 삼성 무풍에어컨 광고에서는 남성이 소파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반면 여성은 에어컨을 켜고 주방에서 가족들 음식을 챙기는 모습을 대비시킴으로써 가사노동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케이뉴트라 콜라겐 제품의 지상파 TV광고는 쇼핑을 하고 오던 여성이 자동차 추돌 사고를 냈는데 피해 차량 남성이 화를 내다가 여성의 외모를 보고 그냥 돌아가는 장면을 보여줘 문제가 됐다. 케이블TV에서 방송된 차눈 블랙박스 광고의 경우 남성이 혼자 있는 여성 운전자의 차량 위에서 갑자기 등장하거나, 여성이 두려움을 느끼고 달아나는 상황에서도 쫓아가면서 설명을 하는 등 스토킹이나 불법촬영 등 범죄상황일 수도 있는 장면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최근 성차별, 불법촬영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임에도 광고계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기존의 성차별적 아이디어를 답습하고 있다”며, “광고계 담당자들이 광고 속에 내재된 성차별을 제대로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젠더감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양평원은 이외에도 근래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 광고에서는 ‘미투운동’을 통해 고발된 성희롱 내용을 마케팅 문구(#너무 많이 흥분 #몹시 위험)로 노출하는 한편, 한 농기계 업체 광고에서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행위를 암시하는 광고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많은 비판을 받은 적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양평원은 4월 정기·수시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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