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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떠나 보낸 직후 잠실 찾은 구본준 구단주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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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떠나 보낸 직후 잠실 찾은 구본준 구단주의 속내는

입력
2018.05.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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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 참석한 구본준(가운데) LG 구단주.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2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 참석한 구본준(가운데) LG 구단주.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3일 LG-NC전이 열린 잠실구장. 경기 중반 구본준 LG 구단주가 찾았다. 야구단에 애착이 큰 구 구단주의 잠실 방문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바로 전날 형인 고(故) 구본무 회장의 발인을 마친 직후라 그의 심경은 특별했을 것이다. 구 구단주는 24일에도 방문을 예고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별세 이후 고인이 야구단에 쏟아 부었던 각별한 애정과 LG 구단의 역사가 재조명됐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트윈스를 창단한 구 회장은 두 차례 우승(1990년ㆍ1994년)을 밑거름으로 폭발적인 인기 몰이에 성공하며 그룹의 간판까지 바꿔 달았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공수해 와 축배로 들기로 했던 23년 묵은 술과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던 20년 된 시계까지, 세 번째 우승을 갈망하던 구 회장이 생전 야구단에 남긴 유산도 회자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기본이었고, 우승이냐 아니냐만 관심이었던 LG의 그 시절 구 회장에겐 이토록 멀지 않아 보였던 다짐이고 공약이었다.

그렇게 애지중지해 온 야구단을 구 회장은 2008년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에게 넘겼다. 그룹 총수인 구단주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지만 야구 사랑이 남다른 LG가(家)에서 야구단은 ‘아무나’ 맡을 수 없다. 기업 경영에 치중하다 보니 야구단에 관심을 쏟지 못하던 구 회장이 손을 떼면서도 자신 못지 않게 야구를 좋아하는 동생이니 맡긴 것이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구 구단주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름 없었지만 그처럼 형의 분신과도 같았던 야구장으로 가장 먼저 달려간 아련한 마음, 그리고 이제 형의 유업이 된 야구단 구단주로서의 사명감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제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40)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상무)이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예정이지만 여러 모로 절차가 남아 야구단도 당장은 대외적인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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