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ㆍ원희룡 지사후보 진영
각종 의혹제기에 고발도 남발
정책선거 실종 비판 제기
6ㆍ13 제주지사 선거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 상대편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제기와 폭로가 이어지고 있고 고발이 잇따르면서 정책 선거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ㆍ13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 등록 시작일인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바른미래당 장성철,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가 제주지사 후보로 등록했다.
이처럼 제주지사 선거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오는 31일부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지만, 제주지사 선거전은 이미 유례없는 혼탁 선거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제주지사 선거에서 문 후보와 원 후보간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면서 두 후보 진영 모두 상대 후보를 겨냥한 난타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측 홍진혁 대변인은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공보단 부성혁 대변인과 강전애 대변인을 21일 검찰에 고발했다. 홍 대변인은 “부 대변인과 강 대변인은 문 후보가 제주도의회 의장 시절 공짜 골프회원권을 받은 사실을 실토하거나 공짜골프를 즐겼다는 허위사실을 주장했다”며 “왜곡된 내용으로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 응분의 책임을 묻기 위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 대변인은 지난 10일에도 강 대변인이 문 후보의 부동산 개발회사 부회장 경력과 관련한 논평을 발표한 것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원 후보측 강전애 대변인도 원 후보 측근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를 게재한 제주지역 인터넷언론사 발행인과 기자, 문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 등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21일 검찰에 고발했다. 강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은 원 후보가 마치 불법행위에 관여한 것처럼 교묘하게 합성사진을 게시하고 발송하는 방법 등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측은 또 문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특정 기사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조횟수를 조작하고 실시간 검색순위를 1위까지 올려 해당 기사의 노출과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이른바 ‘제주판 드루킹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에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 후보 진영은 또 잇따라 상대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보 사퇴를 촉구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기사들을 공유하는 등 정책대결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년 만에 이뤄지는 제주지사 선거가 이처럼 혼탁선거로 흐르면서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자영업자인 오모(47)씨는 “이번 선거처럼 제주지사 후보에 대한 의혹들이 많이 쏟아지는 것은 처음 봤다”며 “앞으로 4년간 제주를 어떻게 잘 이끌어 가겠다는 정책은 거의 보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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