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했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 모두 회장 자신이 회장직 선임에 관여하는 이른바 ‘셀프 연임’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3인 이상 5인 이내 이사로 구성하도록 하되, 기존 규정에 포함돼 있던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한’ 이란 문구는 삭제했다. 현직 회장의 사추위 참여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로 지적해온 사항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줄곧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본인과 가까운 사람들로 이사회를 꾸리거나 차기 회장을 선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직접 참여하는 등 ‘셀프 연임’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구축해 왔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이 연장선상에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KB금융과 하나금융 회장의 지배구조위원회, 회추위, 사추위 참여와 관련해 경징계(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논란의 당사자였던 하나금융은 가장 먼저 지난해 12월 내부 규범을 개정해, 김정태 회장이 회추위에서 빠지도록 했다. 단, 회장이 연임 의사가 없을 경우에는 회추위 위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2월에는 이사회 의결로 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했다.
KB금융도 2월 회추위와 사추위에서 현직 회장이 제외되도록 규정을 손봤다. NH농협금융은 3월 내부규정을 개정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요건에 '회장은 제외한다'고 못박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존에도 내부규범과 회추위 규정상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되면 회장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뿐 아니라 관련 절차에서도 제외됐다”며 “그럼에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개정을 했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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