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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중재 역할 더 엄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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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중재 역할 더 엄중해졌다

입력
2018.05.23 19: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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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정상회담서 “일괄타결” 강조

조건 불충족 시 북미회담 미개최 언급도

文대통령, 北비핵화 설득ㆍ견인 책임 막중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이) 잘 되었다”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인 북핵 폐기 방식이나 비핵화 보상 방안 등을 둘러싼 북미 사이의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20일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더 적극 설득해 북한을 완전한 비핵화의 길로 견인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밝힌 메시지는 북미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과 일명 ‘트럼프식 북핵 해법’,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이 중 “우리가 원하는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회담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는 등 회담 불발을 시사한 발언은 북한을 압박해온 이전 언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괄 타결’이라는 기존 미국 입장을 조건부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도리어 북한에 전향적인 태도와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을 지레 우려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두 언급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CVID) 방식으로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이 어렵다면 단기간이 되더라도 일괄 타결(all in one)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단계적 이행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온 우리 정부의 절충안을 수용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북한의 ‘단계적ㆍ동시적’ 방식을 수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대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다시 언급했으나 이 또한 새롭지 않다. 도리어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한 인권문제 등이 거론돼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두 번째 시 주석과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배경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재차 지목한 대목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압박으로 일관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끌어들인 배경과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한반도 비핵화 해법에 미중 패권 구도가 개입되면 문제는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20일의 여정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및 위협 해소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해야 하는 문 대통령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다만 북한이 막판에 우리측 기자단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초청해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인 것은 다행이다. 문 대통령도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는) 25일 이후부터 남북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대화 재개와 함께 남북 정상간 핫라인 가동부터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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