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정경유착이란 단어가 없어지고 정부와 기업간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다”며 “그럼에도 사면 대가로 삼성 뇌물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나에게 충격이고 모욕이다”고 주장했다.
23일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서 권력이 기업에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세무 조사하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 출입기록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개별 기업 사안을 가지고 단독으로 만난 일이 한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퇴임 이후에도 몇 차례 감사원 감사 받고 오랫동안 검찰 수사 했지만 불법 자금은 없었다”며 “이는 제 자신이 부정한 돈 받지 않고 실무 선에서 가능성도 극도로 경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2롯데월드도 시끄러웠지만 마찬가지였고 청계재단 만들 때도 순수한 재산만으로 했고 외부 돈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후 최우선적으로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사면을 강력히 요구받고 정치적 위험이 있었지만 국익을 위해 삼성 회장 아닌 IOC위원인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585만 달러(약 68억원)를 수수하는 등 총 111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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