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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썼다’ 한국 유튜버 영상에 대만 들썩… 혐한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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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썼다’ 한국 유튜버 영상에 대만 들썩… 혐한으로 번지나

입력
2018.05.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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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대륙남이 대만 여행을 하면서 올린 영상이다. 그는 택시기사와 있었던 일을 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다. 대륙남 유튜브 캡처
유튜버 대륙남이 대만 여행을 하면서 올린 영상이다. 그는 택시기사와 있었던 일을 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다. 대륙남 유튜브 캡처

한 한국 유튜버가 “대만에서 택시기사에게 바가지를 썼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가 대만 네티즌의 비난을 샀다. 대만인들은 “대만어를 알아듣지 못해 오해해놓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영상을 편집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관련 소식은 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으며, 대만 내 혐한 기류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독자 2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방송 진행자(BJ) 겸 유튜버 ‘대륙남’은 지난달 대만 여행기를 담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 제목은 ‘외국인이라고 돌아가는 택시기사 참교육하는 대륙남… 진짜 열받음’이다. 영상은 대륙남이 택시에 올라탄 후 “(유명 음식점) 딘타이펑 본점 가주세요. 사범대 앞에 있는 거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후 대륙남은 택시기사가 자신이 외국인임을 알고 10분 거리를 빙빙 돌아서 갔다며 화를 냈다. 결국 대륙남은 택시기사와 말다툼을 하게 된다.

대륙남은 “택시기사가 바가지를 씌웠다”고 주장했다. 그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는 약 3,000개가 넘는 대만 관련 욕이 달렸다. 문제는 대륙남과 택시기사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륙남은 사범대 근처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에 가자고 했지만 이 근처에는 해당 매장이 없다. 딘타이펑 본점은 신이루(信義路)에 있기 때문이다. 대륙남이 말한 곳과는 1.5㎞ 정도 거리가 있다. 보통 대만 사람들은 “(신이루 인근인) 융캉제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 가주세요”, “딘타이펑 본점 가주세요”라고 말한다.

또 대륙남은 택시기사가 운전 중 누군가를 향해 언성을 높이는 장면을 보며 “갑자기 소리를 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것도 오해였다. 택시기사는 시위 때문에 교통 통제를 하는 것을 두고 교통경찰에게 대만어로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이러면 안 된다”고 항의했던 것이다. 승객을 위해 화를 낸 건데, 대만어를 알아듣지 못한 대륙남은 “10분 거리를 돌아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불만에 찬 대륙남은 급기야 “사범대 앞에 있는 딘타이펑에 가자고 했는데 왜 엉뚱한 곳으로 가느냐”고 따졌다. 택시기사는 “신이루에 있는 본점 맞지 않느냐”고 했고, 중국어를 잘못 이해한 대륙남은 신이취(信义区)로 알아들었다. 신이취는 ‘구’(區)를 뜻하는 표현이라 거리를 나타내는 신이루와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택시기사와 대륙남은 서로 다른 말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영상을 본 대만 네티즌은 “대륙남이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그의 언행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화를 내는 대륙남에게 택시기사는 “경찰서에 가서 내가 돌아간 게 맞다면 돈을 안 내도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대륙남은 택시기사에게 대만 사람들이 들었을 때 “입 닥쳐”로 해석되는 중국어를 구사했다.

유튜버 '대륙남' 관련 뉴스 기사에 달린 대만 SNS 댓글이다. 페이스북 캡처
유튜버 '대륙남' 관련 뉴스 기사에 달린 대만 SNS 댓글이다. 페이스북 캡처

대만 네티즌들은 대만 언론사 페이스북 계정의 관련 기사에 항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오해로 빚어진 상황이었지만, 선량한 택시기사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았다며 불쾌감을 표현했다. 한국 네티즌들 역시 “대만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대만 내에서 관련 소식이 화제가 되자 대만 유튜버들은 해당 영상을 분석한 영상도 내놓고 있다. 아톰 앤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대만 유튜버는 21일 “오해가 있었던 상황으로 보인다”며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중재했다. 그는 택시기사와 대륙남이 왜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였는지 설명한 후 “문화 차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대륙남은 24일 유튜브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저의 무지로 인해 큰 실수를 한 것을 알았다”며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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