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여야 정치인을 취재하던 중 참새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채우고 엄숙하게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그 참새는 연신 땅으로 내려와 총총 걸음을 걷다가 사람들의 인기척에 급히 나무 위로 날아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처음엔 먹이를 찾는 흔한 참새의 행동으로 여기면서 조계사에 오래 머문 탓에 사람과 친근해져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잠시 지켜보니 또 다른 참새 한 마리가 행사장 바닥을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것이 눈이 띄었다. 깃털이 채 여물지 않아 날 수 없는 새끼참새였다.
한 주먹의 크기도 되지 않는 어미참새가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나무 위와 행사장 바닥을 쉴새 없이 왕복한 이유를 비로소 알아 챌 수 있었다.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날지도 못하는 새끼가 둥지를 벗어나 위험천만한 인간세상에 홀로 떨어져 사람들의 발길 사이에서 헤매고 있으니 어미로서 속이 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1시간 이상 진행된 행사가 끝나고 모인 사람들이 흩어지며 어미참새와 새끼의 행방을 놓쳐 버렸지만 모두 무사히 보금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눈 앞에서 어미참새가 두려움 없이 새끼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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