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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만큼 괜찮은 차이슨”… 중국산 가전제품 직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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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만큼 괜찮은 차이슨”… 중국산 가전제품 직구 급증

입력
2018.05.23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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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베아의 무선청소기 C17
중국 디베아의 무선청소기 C17

결혼을 앞둔 이주연(가명)씨는 신혼집에 갖출 가전제품을 찾아보다 중국산 무선청소기를 사기로 결심했다. 애초에 사려던 유명 브랜드 모델의 8분의 1 정도 가격이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 직구 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제품을 사용해본 이씨는 “써보니 성능 차이가 큰 것 같지 않아 만족스러웠다”며 “값비싼 무선청소기도 몇 년 사용하면 배터리 문제로 성능이 떨어지니 가성비 좋은 저가 제품으로 자주 교체하는 것이 낫겠다 싶다”고 말했다.

뛰어난 성능에 비해 가격이 매우 낮은 중국산 가전제품을 한국 소비자들이 ‘대륙의 실수’라고 부르는데, 이런 ‘대륙의 실수’ 제품에 대한 직구가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2일 오픈마켓 지마켓이 올해 1~4월 국가별 해외 직구 전체 판매액 성장률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미국(7%)의 3배인 21%를 기록했다. 일본 대상 직구 구매액은 8% 줄었다. 관세청 조사에서도 중국 직구 구매액은 2015년 1억499만달러에서 2016년 1억5,089만달러, 2017년 2억7,249만달러로 최근 2년 사이 2.5배 확대됐다.

중국 직구 품목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큰 것은 전자제품이다. 지마켓에 따르면 1~4월 중국 계절 가전제품 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배 가까이 늘었고 생활ㆍ미용가전제품은 7배 가량 증가했다. 가공식품이 80% 늘어나고 여성 의류가 1.5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신장률이다. 특히 최근 인기가 급상승 중인 공기청정기는 34배 이상 늘었고, 무선청소기는 13배 증가했다.

중국 가전제품 직구 경험자들은 ‘차이슨’ 제품에 몰려든다. 차이슨은 영국 가전 브랜드 다이슨 제품을 모방한 중국 제품이란 뜻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지은 이름이다. 디베아의 무선청소기 ‘F6’ ‘C17’, 헤어드라이어 ‘F150’, EUP의 무선청소기 ‘VH806’ 등이 대표적 차이슨 제품이다. 무선청소기는 대부분 10만원, 헤어드라이어는 3만원 안팎이어서 가격이 다이슨 제품의 10~20%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한 TV 방송에서 고가의 유명 브랜드 무선청소기와 차이슨 제품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면서 중국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마켓 관계자는 “다이슨이나 LGㆍ삼성 등 고가제품보다 완성도나 내구성이 떨어지고 사후관리서비스를 받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해 지난해부터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미메어2
중국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미메어2

중국 공기청정기 직구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분기 가장 두각을 보인 제품은 샤오미 미에어2로 평균 구매가가 10만원 정도에 불과해, 1인 가구나 기존 제품의 보조용으로 사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소수지만 중국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스마트폰 직구도 점차 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국내 직구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고 국내에 중국 직구 대행업체도 점점 늘고 있어 중국 제품 직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산 모방품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나 중국 가전제품의 기술 수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중국 가전제품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어 조만간 국내 업체들에 적지 않은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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