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실질적 2인자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24일 취임 후 첫 순방지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무역ㆍ남중국해ㆍ대만 문제 등을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24일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현안 문제를 논의한 뒤 벨라루스를 방문한다. 러시아와 함께 옛 소련 국가 연합체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인 벨라루스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왕 부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무역 갈등에 이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만 독립 문제 등으로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왕 부주석도 취임 후 첫 방문국가로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를 택함으로써 중러 간 결속력을 미국에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중국과 러시아는 내달 9,10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팡중잉(龐中英)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불확실성과 경쟁의식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시 주석의 전반적인 외교 정책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왕 부주석이 대미 관계는 물론 북핵 문제와 이한 핵 합의 등에서 러시아와 공조를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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