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병사 데리고 클럽과 해장국집 간 것은 죄질 매우 불량"
자신이 근무하는 부대 내 병사의 탈영을 부추겨 클럽에 데리고 간 뒤 밤새 유흥을 즐기고 해장국을 먹은 부사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 2단독 조용래 부장판사는 무단이탈교사 혐의로 기소된 육군 모 부대 소속 부사관 A(28)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8시 43분께 부대 수신전용 전화로 B 병장과 통화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B 병장에게 "서울 클럽에 간다"고 하자, B 병장은 "부럽습니다. 저도 가고 싶습니다"라고 응대했다.
그러자 A 씨는 B 병장에게 "같이 가려면 막사 뒤편 창고 옆 우측 길로 가면 낮은 담이 있는데, 그 담을 넘어 밖으로 나와라. 차를 대기시키고 있겠다"고 말했다.
B 병장은 A씨가 말한 대로 그날 밤 11시께 부대 담을 넘어 담 밖에서 차를 대기하고 있던 A 씨와 만났다.
이들은 A 씨의 승용차를 타고 서울의 모 클럽으로 가 다음 날인 5일 오전 6시까지 밤새 유흥을 즐긴 뒤 여유롭게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까지 했다.
그런데도 B 병장이 부대로 복귀한 시간은 같은 날 오전 10시 17분이었다.
심지어 이들은 B 병장이 같은 날 오전 8시부터 당직 근무에 투입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간 큰 일탈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군 기강해이 논란도 일었다.
이로써 B 병장은 지휘관 허락 없이 11시간 동안 부대를 이탈했고, 부사관 A 씨는 B 병장의 무단이탈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사관 A 씨는 전역 후 민간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았다.
조 부장판사는 "이 범행은 국가 안보의 근간 중 하나인 군 병력의 무단이탈을 교사한 것"이라며 "피고인이 무단이탈 병사를 데리고 간 곳이 다름 아닌 클럽과 해장국집인 점으로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현직 복무 중이 아니라 전역을 앞두고 전직 지원교육을 받던 상황에서 범행을 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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