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기고
“레이건, 격렬한 반대 불구하고 고르바초프와 합의 이끌어”
“김정은 경제개혁 조치… 전례 없는 기회 제공”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이 이번은 다르다”며 워싱턴에 만연한 북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중단과 북미정상회담 재고 경고 등을 두고 전문가들이 북한의 오래된 술책이라며 불신을 드러내는 상황을 거론한 뒤 “그럼에도 나는 이번은 다르다고 여전히 주장할 것이다”며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한 길일지라도 우리가 그 희망(북한 비핵화)에 기회를 줘야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특히 “1980년대 소련이 경제 개혁과 정치적 개방에 나설 때도 서구에선 회의론이 팽배했다”면서 “북한에 대해 똑 같은 비관주의가 다시 나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레이건은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와의 몇 차례 회담을 통해서 타협하는 길로 나아가, 중요한 군비통제 합의를 이끌었다”며 레이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앞으로 전진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이 없었더라면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조 대사는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는 다른 길을 택할 수 있다는 근거로 경제 개혁 조치를 제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여러 경제 분야에서 비효율성을 경감하는 일련의 개혁을 수행해왔다”면서 “북한에서 450개 이상의 장마당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민 개인들에게 2.5에이커의 토지가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들이 뒤집기 어려워, 북한에 비핵화와 경제 성장에 집중하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런 역동성은 비핵화를 향한 지도자들의 강한 헌신과 결합돼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김 위원장에게 제시하고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계속 유지하도록 고무시킴으로써 이런 역사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간의 이성과 정신은 종종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보이는 것을 해결해왔다’는 존 F. 케너디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맺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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